[한국-파라과이] '공격폭발' 남태희, 슈틸리케호 '황태자' 입증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4.10.10 21: 51

남태희(레퀴야)가 슈틸리케호의 황태자임을 증명했다.
울리 슈틸리케(60) 신임 사령탑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FIFA랭킹 63위)은 10일 오후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라과이(60위)와  평가전서 전반 중반 김민우의 선제골과 남태희의 연속 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첫 단추를 아주 잘 끼웠다. 지난 7일 첫 소집 후 사흘 동안의 호흡을 맞춘 뒤 거둔 귀중한 첫 승이다. 아직은 완벽한 조직력을 뽐내지  못했지만 무실점 수비와 함께 다양한 조합의 공격진이 무한한 가능성을 내비쳤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의 한국 사령탑 취임 첫 경기서 중동리그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을 대거 기용했다. 남태희(레퀴야)와 조영철(카타르 SC) 등이 그 주인공. K리그 최고의 공격수인 이동국(전북)과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김승대(포항)을 제외하고 선발로 내세웠다. 남태희는 조영철을 비롯해 제로톱을 구성하면서 위력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남태희는 전방에서 좌우를 넓게 활용하면서 위력적인 움직임을 선보였다. 김민우와 조영철에 비해 남태희의 활동력은 대단했다. 적극적으로 움직였고 또 유기적인 패스 연결을 바탕으로 동료들에게 기회로 선사했다.
남태희는 슈틸리케 감독에게 특별한 선수다. 지난 2010 카타르 알 아라비와 알 샤일라 지휘봉을 잡았던 슈틸리케 감독은 남태희의 평소 모습을 보고 한국행을 결심했다. 이미 취임 일성을 통해 "축구 선수들은 경기장에 가서 바로 준비하는 게 아니다. 그 전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 카타르에서 거주할 때, 외국인 선수들이 집 근처에 거주했는데 그 중 남태희가 있었다. 그가 얼마나 잘 준비하고 규율이 잘 잡혔는지 알았다. 남태희를 생각하면서 한국행을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항상 성실한 모습으로 경기장에 나섰던 남태희를 지켜봤던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행 결심과 함께 자신의 첫 경기서 그를 선발 출장 시켰다. 슈틸리케 감독의 총애를 받은 남태희는 기대에 부응했다.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첫 골의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남태희의 플레이는 전반 27분 드디어 빛을 봤다. 이청용의 오른발 땅볼 크로스를 남태희가 뒤로 흘렸고, 문전에서 대기하고 있던 김민우가 오른발로 밀어넣으며 선제골을 뽑아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파상 공세를 퍼부었다. 남태희는 전반 38분 박스 안에서 수비수 한 명을 따돌리고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파라과이의 골문을 위협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거칠 것이 없었다. 전반 32분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우측 풀백 이용이 공격에 가담해 땅볼 크로스를 올렸고, 남태희가 문전으로 쇄도하며 오른발로 밀어넣었다.
폭발적인 공격력이었다. 남태희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있었기에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의 데뷔전을 편안하게 지켜볼 수 있었다. 후반서도 남태희의 돌파는 여전했다. 비록 공격 전술이 바뀌면서 포지션 이동도 했기 때문에 전반 같은 폭발적인 모습은 아니었지만 남태희는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기회를 노렸다. 결국 그는 자신이 슈틸리케호의 황태자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숨어있던 황태자가 아니라 본격적으로 수면위로 떠오른 완벽한 황태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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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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