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으로서 최고의 모습을 보이려고 했다."
'캡틴' 기성용(25, 스완지 시티)이 슈틸리케호의 데뷔전 승리를 이끌며 주장의 품격을 선보였다. 슈틸리케호가 남미의 강호 파라과이를 완파하며 데뷔전을 기분 좋은 승리로 장식했다. 울리 슈틸리케(60) 신임 사령탑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FIFA랭킹 63위)은 10일 오후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라과이(60위)와 평가전서 전반 중반 김민우의 선제골과 남태희의 연속 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첫 단추를 아주 잘 끼웠다. 지난 7일 첫 소집 후 사흘 동안의 호흡을 맞춘 뒤 거둔 귀중한 첫 승이다. 중심엔 주장 기성용이 있었다. 수장의 기대에 200% 보답했다. 캡틴의 품격을 뽐냈다.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격한 기성용은 공수 조율은 물론 세트피스 시 득점 가담, 1차 저지선 역할 등 1인 3역을 완벽히 소화했다.
기성용은 경기 후 인터뷰서 "오랜만에 무실점 승리를 해 기쁘다. 감독님도 만족스러워 했다"면서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2연승 할 수 있도록 코스타리카전을 잘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기성용은 "주장 완장을 차고 정말 잘해야 겠다는 생각 보단 최고의 모습을 보여야 겠다고 생각했다. 잘하려고 노력한 게 경기장에서 나타났다"면서 "앞으로 주장을 하게 되면 책임감을 갖고 해야 한다.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임무가 주어진다면 내 경험을 살려서 가교 역할을 잘하겠다"고 각오를 던졌다.
기성용은 이어 "감독님이 자신감을 심어줬고, 공격을 자유롭게 하라고 했다"면서 "수비 안정이 뒷받침 되면서 공격도 잘할 수 있었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전담 키커에서 이날 세트피스 비기로 변신한 기성용은 "만족한다. 헤딩이 예전 보단 좋아졌다"면서 "남태희나 손흥민처럼 킥이 좋은 선수들이 있다. 내가 키가 크기 때문에 팀에 도움이 된다면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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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