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파이어볼러’ 노성호(25, NC)가 포스트시즌 비밀병기로 나설 태세다.
노성호의 매력은 150km에 육박하는 패스트볼 구위. 최근에는 비교적 안정된 제구력도 보이며 더 까다로운 투수가 됐다. 포스트시즌 모의고사를 치르고 있는 김경문 감독은 노성호를 선발 투수에 이은 두 번째 투수로 등판시키며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노성호는 11일 사직 롯데전에서 ⅔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특히 선발 찰리 쉬렉에 이어 6회 1사 만루에 등판해 공 6개로 두 타자를 봉쇄했다. 노성호 덕분에 찰리의 이날 자책점은 0이 될 수 있었다. 찰리도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노성호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고.

노성호는 9월 이후 6경기에서 21이닝을 소화해 평균자책점 3.00으로 좋다. 무엇보다 21이닝 동안 7볼넷으로 9이닝 당 볼넷 개수는 3.00개에 불과하다. 제구력이 좋아진 것. 9월 이전 7경기에서는 25⅔이닝 동안 19볼넷으로 9이닝 당 볼넷 6.66개.
노성호는 11일 경기 직후 전화 인터뷰에 응했다.
▲ 1사 만루였다. 최근에 계속 어려운 상황서 등판한다. 찰리 무실점도 지켜줬는데.
점수 차이는 신경 쓰지 않는다. 플레이오프(포스트시즌)라고 생각하고 던지니까 잘 된 거 같다. 찰리가 고마워하했다. 카카오톡으로 고맙다고 메시지왔다.
▲ 김경문 감독이 두 번째 투수 강조한다. 두 번째 투수로 자주 등판하고 있는데.
지난 시즌에는 지고 있는 상황서 등판하는 것은 괜찮았는데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는 부담이 많이 됐었다. 한동안 2군에 머물러있다 보니까 처음에는 무조건 1군에서 살아남아야지 살아남아야지 간절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요즘에는 간절한 게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매 상황에 집중만 하자는 마음이다. 등판했을 때 지고 있든, 근소하게 앞서 있든, 크게 이기고 있든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던질 수 있는 것 같다.
▲ 직구만 던졌다. 자신감이 늘어난 것 같은데.
아무래도 제대로 던질 줄 아는 게 직구밖에 없다.(웃음) 모자에도 ‘나 자신을 믿자’고 썼다. 위기 상황에서 올라가면 한 번 쳐다보고는 하는데 확실히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
▲ 직구 구위만큼은 확실히 좋다고 평가받고 있다. 최근에 제구도 좋아 보이는데.
다들 하시는 말씀이 제가 구속을 줄이고 제구를 잡았다고 알고 계시는데 그게 아니다. 저는 지난해와 똑같이 던진다. 150km를 던지려고 노력하고 던지는데 구속은 나오지 않고 제구가 되는 것뿐이다.
선발로 나서면 완급조절을 하니까 위기 상황에서 전력으로 던지기는 한다. 오늘 같은 경우에는 145km정도만 나왔는데 저는 150km를 던지려고 했는데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 150km을 던지면서 제구도 잡고 싶은 마음은 갖고 있다.

▲ 포스트시즌 앞두고 떨리지는 않는지.
떨리지는 않는다. 많이 재밌을 것 같다. 대학교(동국대 시절) 때 생각하면 비슷할 것 같다. 지금은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요즘에는 무서운 거 없이 던지는 것 같다. (스스로에게) 욕도 하면서 던진다.(웃음)
대학 때는 거의 항상 두 번째 투수였다. 지금의 스윙맨(롱릴리프) 보직이었다. 그래서 지금 낯설지는 않다. 4학년 결승전 때도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던 기억이 있다.
저는 항상 선발을 나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 지금은 팀 사정상 거기에 맞춰 두 번째 투수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니까 준비 잘하겠다. 어느 보직이든 상관없다. 패전 처리도 괜찮다. 올 시즌 목표는 그런 거 상관하지 않고 제 공 던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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