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LG, 두산 제물로 가을행 다가선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0.11 06: 25

한 때 리그 최하위까지 처져 있었던 팀이 승승장구를 거듭하며 5할 승률에 복귀했다. 올 시즌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고 있는 LG가 4강 확정에 한걸음 다가선 가운데 이제 ‘잠실 라이벌’ 두산을 넘는 것이 마지막 과제로 떠올랐다.
LG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또 하나의 대역전극을 만들며 팬들을 환호하게 했다. 0-6으로 뒤진 상황에서 야금야금 쫓아가더니 8회 4점을 내며 동점을 만들었고 결국 연장 10회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매 경기 극적인 드라마를 써내려가고 있는 LG 극장의 연속이었다. 이날 승리로 LG는 불가능하게만 느껴졌던 5할 승률에 복귀했다.
7일 잠실 삼성전에서도 기적의 8회를 만들며 역전승을 거둔 LG는 한 경기를 덜한 5위 SK와의 승차를 2경기로 벌렸다. 둘 중 한 경기만 놓쳤어도 SK의 집요한 추격에 쫓길 수 있었지만 LG의 저력은 ‘역시 잘 나가는’ SK의 기세도 누르고 있다. 이제 LG에 남은 경기는 4경기. 반타작만 해도 63승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SK가 남은 경기에서 전승을 거둬야 역전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절정의 상승세를 탄 LG는 이제 11일과 12일 잠실구장에서 한 지붕 라이벌 두산과 2연전을 벌인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1승1패만 한다면 사실상 4강은 확정”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올 시즌 두산과의 상대전적에서 7승6패1무로 앞서 있는 LG는 내친 김에 잠실 라이벌을 꺾고 조기에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확보한다는 심산이다.
멀리 내다보면 중요한 2연전일 수도 있다. 조금이라도 일찍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다면 자연히 가을야구를 준비할 시간이 그만큼 많아지기 때문이다. 피 말리는 4강 경쟁 대신 3위 NC에 포커스를 맞추고 준플레이오프를 준비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SK의 추격 의지를 꺾어놓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LG가 극적인 연승을 달리면서 조급해진 쪽은 이제 SK가 됐다.
11일 선발로는 우규민이 나서며 로테이션상 12일 선발로는 류제국이 등판할 수 있다. 올 시즌 우규민은 두산을 상대로 3경기에 나서 18⅓이닝을 던지며 1승 평균자책점 0.98의 호투를 뽐냈다. 통산 두산전에서도 평균자책점이 1.74에 그칠 정도로 강했다. 여기에 잔여 일정에 여유가 있는 만큼 선발 요원들을 뒤에 붙여 두산을 상대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극적인 승부를 만들어내며 만들어낸 신바람에도 기대가 걸린다.
한편 두산은 이번 2연전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마지막 희망을 붙잡을 수 있다. 이미 두산은 ‘트래직 넘버’가 1이다. LG가 한 경기라도 이기면, 혹은 두산이 한 경기라도 지면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다. 두 팀의 대결 결과를 지켜보는 또 하나의 팀은 단연 SK다. SK는 무조건 LG가 져야 유리하다. 승차가 좁혀지면 막판 분위기를 한 번쯤 반전시킬 수 있다는 희망도 있다. SK는 11일 문학 넥센전에 에이스 김광현을 내세워 승수 추가에 도전한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