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포스트시즌은 포스트시즌이다. 정규시즌 기록은 때론 별 의미가 없게 된다.
11일(이하 한국시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 파크에서 열린 내서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1차전이 그랬다. 기동력의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거포군단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맞대결이었지만 승패를 가른 것은 캔자스 시티의 홈런이었다.
5-5 동점에서 돌입한 연장 10회. 선두 타자로 등장한 알렉스 고든이 볼티모어 6번째 투수 대런 오데이의 3구째(볼카운트 1-1) 투심패스트볼(87마일)을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6회 이후 이어지던 균형이 깨지는 순간. 1사 후 또 한 번 오리올 파크를 낙담에 빠트리는 아치가 그려졌다. 마이크 모스타카스가 교체된 투수 브라이언 매터스의 6구째(볼카운트 2-3) 포심패스트볼(90마일)을 우중간 펜스 너머로 보냈다. 8-5로 앞서며 승부를 결정짓는 홈런이었다.

앞서 캔자스시티는 3회 알시데스 에스코바가 볼티모어 선발 크리스 틸먼으로부터 좌월 솔로 홈런으로 선제점을 올렸다. 결승 홈런의 주인공 고든은 3회 3타점 2루타를 날리기도 했다.(고든은 4-1로 추격당한 3회 2사 1루에서 스티브 피어스가 친 타구를 전력질주 끝에 다이빙 캐치에 성공하는 결정적인 역할도 했다)
캔자스시티는 올 정규시즌에서 모두 95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전체 최하위였다. 반면 볼티모어는 211개의 팀홈런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유일하게 200개 이상 팀 홈런을 기록했다. 2위 콜로라도 로키스의 186개와 비교해도 차이가 많이 난다.
하지만 1차전에서 캔자스시티는 홈런 3개를 만들어 내면서 승리를 차지한 반면 볼티모어는 한 개의 아치도 그려내지 못했다. 이날 날린 14개의 안타 중에서 장타는 2루타 2개 뿐이었다.
물론 캔자스시티도 이날 발 만큼은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주자들의 적극적인 플레이는 돋보였지만 결정적인 장면에서 도루에 실패하는 모습을 보였다. 5-5 동점이던 7회 선두타자 아오키 노리치카가 볼 넷으로 걸어나가자 캔자스시티는 제러드 다이슨을 대주자로 내세웠다.
다이슨은 당시 마운드에 있던 케빈 가우스먼의 집중적인 견제를 뚫고 다음 타자 로렌조 케인 타석 때 2루를 향해 달렸다. 스타트도 좋았고 볼티모어 포수 닉 헌들리의 송구도 좀 늦어 보였다. 하지만 2루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슬라이딩한 다이슨의 몸이 2루 베이스를 지나 살짝 떨어진 사이 볼티모어 2루수 조나단 스쿠프가 다이슨을 태그하고 있었다. 이날 캔자스시티는 도루에는 성공하지 못했고 도루자 1개만 기록했다.
반면 볼티모어는 이날 도루 2개를 기록했다. 6회 무사 1,2루에서 알레한드로 데아자가 보내기 번트를 시도했지만 볼이 그냥 통과됐다. 하지만 캔자스시티 포수 살바도르 페레스가 2루로 볼을 던지는 사이 볼티모어 2루주자 조나단 스쿠프와 1루주자 닉 마카키스가 모두 한 베이스 씩 전진했다. 기록상 더블스틸 성공이었다. 이어 알레한드로 데아자의 내야 안타 때 스쿠프가 홈을 밟아 5-5 동점을 만들 수 있었다.
캔자스시티가 팀 도루 153개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였고 볼티모어는 팀 도루 44개로 당연히 메이저리그 최하위였다.
캔자스시티는 이날 뿐 아니라 LA 에인절스와 디비전 시리즈 3경기에서도 홈런 4개를 기록하는 등 포스트시즌 들어와서 힘을 내고 있다. 모스타카스가 챔피언시리즈 1차전까지 3개의 홈런을, 에릭 호스머가 2개를 기록하고 있다. 모스타카스의 시즌 홈런은 15개. 호스머는 시즌 9개에 머물렀다. 에스코바의 시즌 홈런 숫자는 3개다.
시즌 40홈런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차지한 볼티모어 넬슨 크루즈는 디비전시리즈에서 2개의 홈런을 날려 여전한 위용을 보였지만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서는 홈런포가 침묵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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