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비핫스팟] 서태지 '소격동' 디렉터스컷, 슬픈 동화의 완결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4.10.11 15: 02

[OSEN=정소영 인턴기자] 등 밑 처마 고드름과 참새소리 예쁜 이 마을, 소격동에 살던 소년 소녀의 아름답고 슬픈 동화가 완결됐다.
11일 오후 공개된 서태지의 정규 9집 앨범 '콰이어트 나이트(Quiet Night)' 선공개곡 '소격동'의 디렉터스 컷 뮤직비디오는 앞서 공개된 아이유와 서태지 버전에서는 공개되지 않았던 비하인드 스토리가 공개됐다. 
소년(성유빈 분)이 타고 있던 택시를 소녀(김현수 분)가 우연히 타게 되며 시작한 둘의 풋풋한 사랑은 시작됐다. 이를 계기로 비오는 날 우산 아래 라디오를 들으며 수줍은 뽀뽀를 나누기도 하고 소녀는 소년에게 ‘불빛이 모두 사라지는 밤에 만나’라는 쪽지를 전하며 애틋한 만남을 약속했다.

하지만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는 해피엔딩이 아닌 잔혹동화였다. '너의 모든 걸 두 눈에 담고 있었죠. 소소한 하루가 넉넉했던 날, 그러던 어느 날 세상이 뒤집혔죠. 다들 꼭 잡아요. 잠깐 사이에 사라지죠“라는 가사처럼 소녀는 불빛과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소년은 허겁지겁 소녀의 집으로 향했지만 아무도 없는 집은 엉망진창 어질러진 채 고요함이 맴돌 뿐이었다. 아름다운 동화 속 장소 같았던 소격동이 사실은 80년대 군사정권 시절의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었음을 암시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풍성한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서태지의 서정적인 목소리는 아름답고 슬픈 소년 소녀의 스토리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몽환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또한 일정지역의 일반등화를 일정시간동안 강제로 제한하는 ‘등화관제 훈련’에 맞춰 사이렌이 울리자 멎어든 서태지의 소리는 긴장감을 조성함과 동시에 슬픈 시대상을 반영한다.
서태지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지나친 실험성을 배재했음에도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80년대 소격동에서 일어난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자신만의 아련하고 애잔함이 담긴 목소리로 노래해 또 한 번의 센세이션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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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비디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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