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명예를 위해 삼성가의 형제들이 또 한 번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당대 최강의 팀으로 꼽히는 삼성 화이트와 화이트를 유일하게 막을 팀으로 평가받는 삼성 블루가 '2014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결승행 티켓을 두고 피할 수 없는 일전을 벌인다.
이번 롤드컵은 한국팀의 초강세가 예고됐었지만 4강 구도는 한국과 중국팀들의 대결로 압축됐다. 롤드컵 한국 대표선발전에서 극강의 모습을 보였던 나진 실드가 8강전에서 0-3으로 나가 떨어지면서 '우려 반 기대 반' 이었던 한국 팀들끼리의 결승전 구도는 성사되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 화이트와 삼성 블루의 형제 맞대결은 그런 아쉬움을 덜어내기에 충분하다.
삼성 화이트는 조별 예선에서 6전 전승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이면서 8강에 올라갔고, 북미의 희망 TSM을 3-1로 제압하고 4강에 선착했다. 팀의 간판스타인 '임프' 구승빈은 이번 대회서 벌써 두차례의 펜타킬(혼자서 상대 챔피언 5명을 모두 제압) 기염을 토하면서 최고의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일부 팬들은 구승빈의 펜타킬 행진이 이번 4강전서도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삼성 블루 역시 막강한 화력쇼로 4강에 입성했다. 블루는 조 1위로 예선을 통과한 뒤 D조에서 한국팀인 ‘나진 실드’와 순위 결정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8강에 안착한 ‘클라우드 9’이 맞붙었다. 삼성 블루는 1세트 내줬지만 3연승을 기록, 3:1로 4강행을 확정 지었다. 삼성 블루는 매번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특유의 강한 전투력을 바탕으로 상황을 역전시키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전력 면에서는 블루에 비해 화이트가 나아보이기는 하지만 이제까지 중요한 무대에서 웃었던 팀은 블루. 삼성 최윤상 감독은 "선수들이 월요일부터 간단하게 라이엇게임즈가 배정해준 장소에서 서로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쉽게 승자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며 제자들의 대결을 흐뭇하게 바라고 있다.
탈수기 운영으로 대표되는 삼성 화이트와 믿을 수 없는 한타 싸움의 귀재인 삼성 블루의 대결. 이제까지 맞대결에서 웃는 쪽은 대부분 삼성 블루였다. 삼성 블루는 4승 1무(세트 기준 9승 4패)로 삼성 화이트의 기를 꺾어 왔다. 과연 롤드컵 결승에 올라갈 팀은 어디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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