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공격수가 아니다. 더구나 매 경기마다 집중 견제에 발이 묶인다. 그러나 산토스(28, 수원)는 연일 펄펄 날며 팀의 저격수로서 맹활약하고 있다.
서정원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31라운드 전남과 경기서 2-1 극적 승리를 거뒀다. 최근 무패가도를 달리며 무서운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수원은 이날 승리로 10경기 연속 무패(6승 4무)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 5월 3일 이후 홈 12경기 무패(8승 4무)로 안방에서 강세를 지켰다.
이날 승부처에서 수원에 짜릿한 골을 안겨준 선수는 산토스였다. 전반 13분 만에 선제골을 뽑아낸 산토스의 활약 덕분에 수원은 초반 손쉽게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다. 산토스의 골로 만든 1-0의 리드에서 왕성한 활동량으로 전남을 압박한 수원은 전반 막판 몇 차례 슈팅을 제외하면 전남에 이렇다할 기회를 주지 않고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나갔다.

하지만 후반 들어 최전방 공격수 로저에게 이어지는 패스가 느슨해지면서 공격은 공격대로, 수비는 수비대로 위기를 맞았다. 결국 후반 16분 코너킥 상황에서 현영민이 올려준 공을 레안드리뉴가 머리로 밀어넣으며 1-1 동점이 됐다.
수원은 동점 상황에서 김두현과 정대세 등을 연이어 투입하며 결승골을 노렸으나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김병지의 선방과 골대 불운이 몇 차례의 득점 기회를 무산시켰고, 경기 종료가 다가오자 전남 수비수들은 두텁게 골대 근처를 둘러쌌다.
다급한 마음에 때린 정대세의 슈팅도 가로막히며 무승부가 임박하던 순간, 다시 한 번 승리의 저격수로 나선 이는 산토스였다. 산토스는 후반 추가시간 산토스의 발 끝에서 극적인 결승골이 터졌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전남의 골문을 밀어붙이던 수원은 김두현이 밀어준 공을 산토스가 골문 안으로 밀어넣으며 2-1로 승리를 가져왔다. 후반 49분, 즉 후반 추가시간 4분 무렵에 터진 천금같은 결승골이었다.
이날 결승골로 산토스는 올 시즌 12골을 터뜨리며 득점 선두 이동국(전북, 13골)에 바짝 따라붙었다. 전북과 수원의 선두 싸움에 더해 산토스와 이동국의 득점 경쟁도 하나의 볼 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최전방 공격수는 아니지만 중요한 순간 꼭 필요한 한 방을 터뜨려주며 수원의 승리 저격수로 자리매김한 산토스의 활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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