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우완 투수 한현희(21)와의 내기 기준을 바꿨다.
염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한현희와 내기를 했다. 한현희가 염 감독에게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면 가방을 하나 사달라"고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염 감독은 "2점대는 바라지도 않는다. 2.70 아래로만 내려가면 가방을 사주겠다"고 '화답'했다.
한현희의 올해 성적을 보면 성공 가능성이 높진 않다. 그는 지난 9일 기준 28홀드로 홀드 부문 1위에 올라 있지만 평균자책점은 2.97로 내기 기준에 비해 높다. 올 시즌 유난히 타고투저가 심한 때에 2.97 정도면 필승조 투수로 준수한 성적이지만 염 감독과의 내기에는 성이 차지 않는다.

결국 염 감독이 먼저 내기 기준을 바꿨다. 염 감독은 10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물을 마시러 더그아웃에 들어온 한현희에게 "지금 평균자책점이 얼마냐고 물은 뒤 "2점대가 되면 좋은 걸로 하나 사주고 3점대가 되면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중에 주겠다"며 기준을 완화시켰다.
그 이야기를 들은 한현희는 "감독님, 저 아직 2점대입니다"라며 새 가방에 대한 욕심을 밝혔다. 한현희가 가고 난 뒤 염 감독은 "만약 3점대가 되더라도 가지고 있는 것 중에 거의 새 것을 줄 것"이라며 우등생 제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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