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가드’의 감독 데뷔전은 결코 산소처럼 상쾌하지 않았다.
서울 삼성은 11일 오후 4시 고양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1라운드 고양 개막전에서 홈팀 고양 오리온스에 72-79로 패했다. 감독데뷔전을 가진 이상민 삼성 감독은 첫 승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경기 전 만난 이상민 감독은 다소 긴장한 모습이 엿보였다. 선수로서 산전수전 다 겪었지만 감독데뷔는 처음이었다. 이 감독은 “주위에서 응원을 많이 해주신다. 감독 데뷔전이라는 것이 어제 비로소 실감이 났다”면서 웃었다.
현역시절 이상민 감독은 최희암 연세대 감독, 신선우 전 KCC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어떤 은사를 롤모델로 삼고 있을까. 그는 “스승님들 모두 장단점이 있다. 최희암 감독은 역할분담을 잘하셨다. 신선우 감독은 약점을 메우는 토탈바스켓을 추구했다. 개인적으로 못하면 강하게 질책하고 선수들이 열심히 할 수 있도록 하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희망했다.
이상민 감독의 홍대부고 선배인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너무 부담감을 가지지 말고 좋은 경기하길 바란다”며 덕담을 했다.
이상민 감독의 데뷔전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삼성은 경기 초반 김강선과 허일영에게 연속 3점슛을 얻어맞았다. 외곽슛 수비가 되지 않았다. 박재현-이정석-이시준이 돌아가며 뛰었지만 볼이 썩 만족스럽게 돌지 않았다. 이상민 감독은 답답한 표정이 역력했다.
후반전 삼성은 달라졌다. 이시준이 속공과 컷인으로 13득점을 뽑아냈다. 그제야 이상민 감독도 한시름을 놨다.
문제는 외국선수였다. 믿었던 리오 라이온스는 트로이 길렌워터를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키스 클랜튼도 힘에서 길렌워터를 밀어내지 못했다. 삼성은 4쿼터 중반 다시 59-68로 끌려갔다. 다급해진 이상민 감독은 작전시간을 요청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감독 마음처럼 따라주지 못했다.
결국 삼성은 경기를 뒤집지 못하고 졌다. 이날 길렌워터는 28점을 터트리며 19점의 라이온스를 이겼다. 이상민 감독은 데뷔전에서 첫 승만큼이나 뼈아픈 교훈을 얻게 됐다. 이 감독은 12일 서울 라이벌 SK를 상대로 홈에서 다시 한 번 첫 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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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