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 유네스키 마야(33)가 불필요한 행동으로 벤치클리어링을 불렀다.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양 팀의 경기에서 LG는 4회초에 4점을 뽑아 4-2로 앞섰다. 박경수의 스퀴즈 번트로 LG는 4점째를 뽑았고, 이때 한 이닝에 스퀴즈 번트를 2번이나 당한 두산 선발 마야가 LG 벤치 방향을 향해 손으로 제스처를 취하며 말을 내뱉었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작스럽게 양 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마운드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일반적인 벤치클리어링 때 선수들이 걸어서 나왔다면, 이날은 뛰어서 온 선수들도 여럿 있었다. 두산에서는 평소 흥분하지 않던 더스틴 니퍼트까지 쉽게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이었고, LG 측에서는 양상문 감독이 평소같지 않게 흥분하며 마운드까지 가 마야를 나무라는 모습을 보였다.

다행히 양 팀 선수들 사이에 있어서는 안 될 신체접촉까지 가지는 않고 분위기는 조금씩 수그러졌다. 그러나 마야의 제스처와 언행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지적하기 위해 양 감독은 이후에도 심판진에 항의를 지속해 한동안 긴장된 분위기가 감돌았다. 두산도 문제를 인지하고 벤치클리어링이 끝난 뒤 마야를 내리며 좌완 함덕주를 투입했다.

리플레이 화면을 통해 살펴봤을 때 원인 제공은 마야가 했다. 무엇이 불만이었는지는 모르나, 마야는 LG 벤치를 향해 손가락으로 욕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받아들이기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양상문 감독이 의외의 반응을 보인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였다. 욕을 했는지 여부와는 관계 없이 경기 진행에 불필요한 행동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양 팀 관계자의 이야기는 다소 달랐다. LG 관계자는 "양상문 감독이 두산 선발투수의 욕설을 들었다고 했다"고 밝혔다. 반면 두산 측에서는 "다음 타자가 빨리 나오라는 신호였다. 마야는 욕을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nick@osen.co.kr
잠실=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