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무도', 과감한 실생활 노출..진짜 공익 & 진짜 소통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4.10.12 07: 09

MBC '무한도전'은 역시 멤버들이 굴욕을 당해야 재미있었다.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진짜 소통에 나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11일 방송된 '무한도전' 한글 특집은 멤버들이 쉬운 한글 문제에 당혹스러워하고, 본의 아니게 '무식'이 들통나는 장면으로 폭소를 유발했다.
멤버들은 외국인, 유치원생,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대학생 수준의 난이도별 한글 퀴즈를 풀면서, 유치원생 수준에서부터 헛갈려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사실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 역시 헛갈릴 수밖에 없는 퀴즈라는 점에서, 평소 한국어 수준에 대한 경각심도 일깨우는 효과도 있었다.
문제는 '어이 없다' vs '어의 없다', '곰곰이' vs '곰곰히', '추스르다' vs '추스리다' 중 정답을 맞추는 수준이었다. 역시나 멤버들은 외국인이나 어린이 수준에 머물렀다.
당연히 멤버들을 당혹스럽게 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무한도전'은 실제 멤버들을 외국인 어학당, 유치원 등에 데려다놓고 한국어를 함께 배우게 했다.
백미는 멤버들의 평소 말습관을 엿볼 수 있는 몰래카메라였다. 한 식당에서 둘러앉아 밥을 먹으며 나눴던 대화를 고스란히 방송한 것. 방송인이라면 방송에서의 말투와 실제 말투가 다를 수 밖에 없는데,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웠다.
유재석을 제외한 멤버들은 서로를 구박하며 비속어를 자주 사용했는데, 자주 등장하는 '삑' 처리는 너무나 인간적이어서 웃기기까지 했다. 단연 선두는 박명수였다. 박명수는 20회를 웃도는 비속어 사용으로 1위에 올랐다. 식사에 집중했던 정준화는 2회에 불과해 멤버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방송인 줄 모르고 최근 연애사를 고백한 노홍철은 크게 당화했다. 그는 "경리단길 갔다가 사람들과 친구가 됐다. 어떤 외국인이 춤을 추길래 봤는데 금발에"라면서 "이야기를 해봤는데 와인을 정말 잘 하더라"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을 하더라"며 "'남자친구 있냐'고 물었더니 '아직은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노홍철은 고백까지 했다고 했다. 그는 "고백데이에 용기를 냈다. 그리고 장문의 문자가 왔다 '나에겐 더 중요한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며 결국 고백을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끝난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더라. 심장이 막"이라면서 당시 느꼈던 감정을 털어놨다.
사실 멤버들의 실제 말투는 방송으로 보여주기엔 위험할 수도 있었던 내용. 욕설 등에 민감하거나, 연예인들이 실제에도 바른 태도로 일관할 거라 믿는 시청자들에게는 괜히 부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그러나 '무한도전'은 그런 멤버들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면서 진짜 공익을 위한 소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rinny@osen.co.kr
'무한도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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