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짜릿한 설욕이었다. 그동안 고개를 숙였던 기억은 다 지나간 과거지사가 됐다. 삼성 화이트가 형제팀 삼성 블루를 완파하고 롤드컵 결승에 진출했다. 이제 삼성 화이트에 남은 것은 단 하나 중국팀들과 겨루게 될 결승전 뿐이다.
삼성 화이트는 11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14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삼성 블루와 4강전서 엄청난 집중력과 화력쇼를 선보이면서 3-0 완승을 거뒀다. 결승에 안착한 화이트는 12일 중국팀인 OMG와 로얄클럽 사이의 승자와 오는 19일 대망의 결승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서 최고의 실력을 보여줬던 화이트는 그간 끈질기게 자신들의 발목을 잡아왔던 블루 징크스를 깔끔하게 털어버렸다. 분명 전력적인 면에서는 화이트가 항상 블루에게 앞섰지만 역대 맞대결에서는 블루가 4승 1무로 웃어왔었던 악연을 끊는 순간이었다.

경기장을 찾아온 8000명 이상의 팬들은 삼성 화이트 선수들의 신묘한 경기력에 환호성을 질렀다. 시작부터 그야말로 일방적이었다. 화이트는 초반부터 상대를 압도하면서 30분 안되서 글로벌골드 2만 이상 벌리는 대승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블루가 특유의 한 타 능력을 발휘하려 했지만 폭발적인 화이트의 공격을 버텨내지 못하면서 사냥감이 될 뿐이었다.
기가 꺾인 상황에서 벌어진 경기는 갈수록 화이트쪽으로 기울 수 밖에 없었다. 블루의 예리한 움직임으로 2세트 초반 잠시 주도권을 쥐었지만 그때 뿐이었다. '폰' 허원석의 제이스가 기본 무장을 완료하자 판도가 화이트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여기다가 화이트의 선수들이 2대 1, 3대 2, 4대3 구도의 싸움을 만들어가자 블루의 챔피언들은 속수무책 쓰러지기 시작했다.
화이트의 각개격파 전략에 블루는 힘없이 무너지면서 스코어는 2-0으로 벌어졌다.

3세트에서도 방심은 없었다. 블루가 초반 5인 하단 습격을 통해 추격의 발판을 시도하려 했지만 용싸움에서 대패를 당하면서 그대로 경기가 기울었다. 폭발한 화이트의 맹공 앞에 블루는 만회할 힘을 내지 못한채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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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공원=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