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5연승을 거뒀다. 두산 베어스는 잠실 라이벌 앞에서 대패하고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되는 아픔을 겪었다.
LG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의 경기에서 15-2로 대승을 거뒀다. 5연승으로 62승 2무 61패가 된 4위 LG는 5위 SK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반면 56승 1무 66패가 된 두산은 잔여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이번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이 불가능해졌다.
선취점은 두산이 챙겼다. 2회까지는 0의 균형이 이어졌으나 3회말 두산은 김현수의 한 방으로 2점을 선취했다. 2사에 최주환이 우전안타를 치고 나갔고, 김현수는 볼카운트 3B에서 4구째에 기다리지 않고 방망이를 힘차게 돌려 우중간 펜스를 넘는 투런홈런을 뽑아냈다.

LG는 4회초에 빅 이닝을 보내며 4득점해 전세를 뒤집었다. 1사에 이병규(9번)이 좌전안타를 치고 나가며 포문을 연 LG는 손주인의 중전안타와 최경철의 절묘한 스퀴즈로 1점을 따라갔다. 1루수 오재일이 타구를 쫓아 다가오는 사이 유네스키 마야가 1루 커버를 가지 못해 아웃카운트도 늘어나지 않았다.
이어진 찬스에서 LG는 오지환의 몸에 맞는 볼로 만루를 만들었고, 정성훈이 좌전안타로 주자 2명을 불러들여 3-2로 역전했다. 다시 만들어진 1, 3루 상황에서 LG는 박경수가 또 스퀴즈 번트를 성공시켜 4-2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마야가 손가락으로 제스처를 취한 것을 LG 벤치에서 보면서 양 팀의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나기도 했다.
잠시 중단됐던 경기가 재개되면서 마야는 좌완 함덕주와 교체되어 물러났다. 88개의 공을 던진 마야는 3⅔이닝 동안 5피안타 4실점했다. LG 선발 우규민은 선취점을 줬으나 무너지지는 않고 5이닝을 8피안타 2실점으로 버텼다. 투구 수는 77개에 불과했다.

계속 우세 흐름을 유지한 LG는 8회초 다시 대량 득점에 성공해 두산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선두 이병규(9번)의 볼넷과 대주자 문선재의 도루, 손주인의 희생번트로 LG는 주자를 3루에 보냈다. 그리고 최경철의 좌전 적시타와 오지환의 우전안타에 이은 도루, 브래드 스나이더의 볼넷으로 만루를 만든 LG는 박경수의 2타점 좌전 적시타와 박용택의 우전 적시타, 이병규(7번)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묶어 9-2로 달아났다.
8회초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이진영의 좌전안타에 문선재까지 중전 적시타로 공격에 가담한 LG는 노경은의 폭투에 3루 주자 임재철이 홈에 들어왔고, 손주인도 중전 적시타를 때려 12-2를 만들었다. 최승준은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큼지막한 투런포로 완전히 쐐기를 박았다. 선발 전원 안타도 8회초에 달성됐다. 9회초에도 LG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1점을 더했다.
LG는 큰 이변 없이 리드를 유지해 승리했다. LG는 우규민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이후 윤지웅-정찬헌-신재웅-김선우가 차례로 등판해 남은 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시즌 11승(5패)째를 거둔 우규민은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집중력을 발휘한 타선은 장단 14안타와 7개의 볼넷, 몸에 맞는 볼 하나를 얻어 두산 마운드를 폭격했다. 2타수 2안타 1타점의 손주인, 3타수 2안타 2타점을 올린 최경철 외에는 멀티히트를 해낸 선수가 없었지만, LG는 교체된 선수들까지 고른 타격을 해 두산을 마지막까지 괴롭혔다.
이날 이전까지 4강 탈락 트래직넘버가 1이었던 두산은 무기력한 경기를 펼친 끝에 LG에 패하며 트래직넘버가 모두 소멸됐다. 시즌 내내 야수들이 분전했지만 마운드가 기대만큼 해주지 못한 두산은 2011년 이후 3년 만에 가을잔치에 참가하지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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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