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마마' 송윤아, 얼마나 더 울릴 생각이죠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4.10.12 07: 07

시한부 인생은 드라마의 단골 소재다. 때문에 때론 진부한 설정으로 폄하된다. '마마'에선 다르다. 당당했던 여인은 죽음을 앞두고 조금씩 나약해지고, 이 과정이 설득력 있게 그려진다. 특히 인물의 복잡한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하는 배우 송윤아의 연기는 압권이다.
지난 11일 오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마마'(극본 유윤경 연출 김상협) 21회에서는 정신이상 증세가 점점 심각해지는 승희(송윤아)의 모습이 그려졌다. 승희는 병원을 찾아온 지은(문정희)에게 독설을 퍼부었다. "허락 없이 절대 못 죽는다"고 눈물을 흘리는 지은을 승희는 냉대했다. 승희는 이를 후회하고 지은을 뒤쫓았지만 만나지 못했다. 잠깐 잠든 승희는 한동안 지은과의 일을 기억하지 못했다.
이날의 백미는 놀이터 신이었다. 승희는 친구들과 어울려 농구하는 아들 그루(윤찬영)를 보고자 놀이터를 찾았다. 승희는 그곳에서 문태주(정준호)의 어머니 남순(정재순)이 아들 그루를 뺏어간다는 환상에 사로잡혔다. 급기야 엉뚱한 아이를 데려가려고 했고, 아이의 보호자는 깜짝 놀라 승희를 유괴범으로 몰았다. 승희는 경찰조사까지 받으며 자괴감에 휩싸였다.

놀이터 신의 여운은 강했다. 승희는 그루로 착각한 아이를 품에 안고 오열했다. "그동안 그렇게 살게 해놓고 왜 이제 와서 왜 뺏어 가느냐"며 남순에게 하고 싶은 말을 토해냈다. 미혼모인 승희는 그동안 세상과 외로운 싸움을 해야 했고, 그 탓에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데 능한 강인한 엄마였다. 그런 그가 폭발시킨 감정에는 그루에 대한 뜨거운 모정과 태주와 그의 가족에 대한 원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승희는 뒤늦게 나타난 그루에 의해 제정신을 찾았다. 정신없이 울부짖던 승희는 아들의 등장에 황망한 표정을 지었다. 죽음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자각과 아들에 대한 기억조차 잊어버릴 수 있다는 두려움이었다. 그가 경찰서에서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넋이 나간 표정을 짓고 있던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극 초반 승희가 보여준 흐트러짐 없는 멋진 모습들과 비교되며 시청자들에겐 안타까움을 안겼다.
이날 송윤아는 매 장면 울었다. 놀이터 신은 시청자까지 울렸다. 송윤아의 뛰어난 연기력은 물론 그가 얼마나 캐릭터에 몰입했는지 보여준 명장면이었다. 시청자들도 함께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이쯤 되면 기대된다. 종영까지 남은 3회 동안 송윤아는 시청자를 얼마나 더 울릴지 말이다.
jay@osen.co.kr
'마마'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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