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식. 이젠 ‘배우’라는 타이틀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많은 아이돌이 연기자로 활동하고 있지만 박형식의 연기는 그 농도가 다르다. 매 작품, 매 회 발전하는 박형식의 연기는 놀라울 정도다.
지난 11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극본 강은경, 연출 전창근) 16회분에서 박형식은 눈물연기로 배우의 진가를 확인시켜줬다. 실제인지 연기인지 모를 정도로 토해내는 눈물연기는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날 달봉(박형식 분)은 본격적으로 신부수업을 받겠다고 나선 서울이 때문에 깊은 고민에 빠졌다. 달봉은 서울이를 좋아했지만 과거의 거짓말 때문에 양심에 가책을 느끼고 있었기에 자신을 위해 요리를 배우는 서울이를 보고 더욱 괴로워했다.

달봉은 서울이와 데이트 후 결국 진실을 고백했다. 서울이 12년 전 구한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 은호였다는 것. 서울이는 크게 충격을 받았다. 달봉은 “내가 그때 사진 찍어줬던 그 애다. 네가 잘 기억 못하는 존재감 없던 그 녀석이다”며 사과했다. 서울은 화를 내며 “재미있었냐. 차달봉 네가 그렇게까지 최악인 줄 몰랐다”고는 자리를 떠났다.
서울이의 태도를 예상 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달봉은 크게 괴로워했다. 달봉은 아버지 순봉(유동근 분)에게 “내가 서울이에게 거짓말 했다. 서울이가 나 두 번 다시 안 볼지도 모른다. 서울이 진짜 좋아하는데. 나 되는 게 하나도 없다”며 울었다.
아버지를 보며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 없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고 괴로워하는 달봉을 표현하는 박형식은 달봉 그 자체였다. 목이 쉴 정도로 울고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할 만큼 힘들어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나는 왜 되는 게 없냐”며 취업도 안 되고 말썽만 부리고 사랑하는 여자에게 거짓말까지 한 자신이 비참해 눈물을 쏟아내는 달봉을 부족하거나 과하지 않게 표현했다. 때문에 장면 자체가 더욱 현실감이 높았고 몰입도 또한 높았다.
박형식은 ‘가족끼리 왜 이래’를 통해 처음으로 주연으로 나섰다. 첫 주연이지만 제대로 자신의 역할을 소화해내고 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정을 많은 남자 달봉이를 친근하고 담백하게 풀어내는 와중에 실제라고 착각이 들 정도의 눈물연기를 선보여 놀라움을 선사했다.
박형식이 극 중 12년 전 진실을 직접 밝혀 서울이와의 관계가 틀어진 가운데 이를 극복하면서 또 어떤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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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가족끼리 왜 이래’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