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순이 편은 원조가수의 목소리를 찾는 가수와 모창능력자들의 대결보다 인순이와 그의 팬들이 만들어낸 감동이 큰 의미가 있었다. 데뷔 36년차 내공의 인순이를 찾는 건 예상대로 어렵지 않았기에 인순이의 무대에 더 기대가 모아진 상황이었다.
지난 11일 방송된 JTBC ‘히든싱어3’에서는 원조가수 인순이가 다섯 명의 모창능력자들과 대결을 펼치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인순이는 오랜 시간 노래해온 만큼 그의 성량을 그대로 따라한다는 것 쉽지 않았다.
이에 인순이는 1라운드와 2라운드 모두 최저득점자가 됐다. 3라운드에서는 2등을 했지만 꽤 좋은 성적을 유지했다. 그만큼 이날은 대결보다 인순이와 모창능력자들, 그리고 스폐셜 게스트 조PD가 꾸미는 무대가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1라운드 ‘밤이면 밤마다’ 미션곡 대결에서 인순이는 특유의 파워풀한 매력으로 무대를 휘어잡으며 패널들과 판정단, 방청객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이어 2라운드부터 감동의 무대가 이어졌다. 2라운드 미션곡은 많은 사람들에게 힘을 불어넣어주고 감동을 선사한 ‘거위의 꿈’이었다. ‘거위의 꿈’ 대결은 어린이 합창단과 함께 했다. 아이들의 맑은 목소리가 더해져 감동은 배가됐다.
인순이를 향한 모창능력자들의 선물도 빠지지 않았다. 인순이가 뮤지컬 ‘캣츠’에서 맡았던 주인공이 부른 노래와 뮤지컬 ‘시카고’에서 선보인 노래도 무반주로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내 인순이를 놀라게 했다.
2라운드에서 탈락한 모창능력자가 아쉬움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리자 인순이는 마치 엄마처럼 따뜻하게 모창능력자를 안아주며 위로해줬다. 가수가 꿈이었던 탈락자에게 인순이는 “쉽지는 않지만 포기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같은 무대에서 같이 노래했으면 좋겠다. 기다릴게”고 진심 어린 조언을 했다.
‘히든싱어3’를 통해 팬들을 가까이에서 만난 인순이는 팬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인순이는 “36년이 짧은 시간이 아닌데 이렇게 사랑해주고 응원해주는 분이 있기에 내가 지금까지 버텨올 수 있었다”며 “내가 너무 힘들다는 생각에 팬들이 나를 사랑해준다는 걸 잊을 때가 있다. 오늘 진짜 말씀드리고 싶은 건 정말 감사하다”라고
또한 3라운드 미션곡은 ‘친구여’였다. 조PD와의 콜라보가 큰 즐거움을 주는 곡이라 누가 랩을 맡을지 궁금증을 자아낸 가운데 실제로 조PD가 등장해 무대를 완벽하게 꾸몄다. 다시 한 번 모든 사람들이 자리에 일어나 무대를 즐기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4라운드 미션곡 ‘아버지’ 대결이었다. ‘어린이집 인순이’ 모창능력자가 인순이의 '아버지'를 언급하며 눈물을 보이자 인순이는 “나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사랑합니다라고 말한다. 나한테 이 세상을 구경하게 해줬기 때문에 감사하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사랑한다는 말을 해볼 수조차 없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 노래가 자체가 ‘사랑했었다’로 끝난다. 절대 과거형으로 해서는 안될 것 같다. ‘사랑합니다’라고 현재 진행형으로 아버지께 말씀하시길 바란다”고 말해 패널들과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인순이는 ‘아버지’라는 노래를 부르면서도 진한 감정을 가지고 감성을 전달했고 때문에 그 감동은 컸다. 통에서 나와 눈물을 글썽거리며 부르는 인순이의 모습에 패널들도, 판정단도, 시청자도 울었다. 듣고 있으면 저절로 눈물이 나오는 그런 무대였다. 이런 상황에서 대결은 의미가 없었다. 서로 감동을 주고받는 무대가 의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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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히든싱어3’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