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 온갖 사고와 논란을 뚫고 잘 사는 법[연예산책]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4.10.12 08: 18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오는 18일 대한민국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사에 전무후무할 400회 특집을 맞이하는  MBC '무한도전'이 11일 방송에서 구설수에 휘말렸다. 방송사고를 크게 낸데다 일부 방송내용이 시청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바람에 논란을 불렀다. 최고라는 자만심이 위기를 부른걸까.
'무모한 도전'으로 출발했던 '무한도전'은 지금까지 숱한 시행착오와 선로이탈, 방송사고와 갖가지 논란을 겪었다. 그런 어려움을 잘 헤쳐 나오고 극복했기에 오늘의 400회 '무한도전'을 만들어낸 게 분명하다. 노래 가사처럼, 아픔만큼 성숙해지는 법이니까.
또 하나, '무한도전' 김태호PD를 비롯한 제작진과 유재석 등 출연멤버들의 다른 어느 예능 프로도 갖지못한 장점이 있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데 주저함이 없으며 사과에 인색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날도 그랬다.  

11일 방송에서 '무한도전'은 툭툭 끊기는 듯한 편집에 지난주 방송분과의 중복 노출로 큰 사고를 냈다. MBC의 토요일 간판 예능프로이자 줄곧 토요일 예능 시청률 1위를 달리는 프로로서는 용인하기 힘들 수준의 잘못이었다.
한글 특집으로 꾸며진 이날 방송은 후반부 한글 퀴즈를 내고 벌칙을 받는 과정에서 화면 연결이 고르지 못하고, 두세차례 화면이 끊기는 사고를 냈다. 매우 급하게 편집이 된 듯한 영상이었다. 마지막 인사 역시 급하게 예고편으로 넘어가는 등 부자연스러웠다. 더구나 지난주 방송이었던 라디오스타 편의 한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원조 리얼 예능답게 멤버들 일상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과정에서 일부 무리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글날 특집으로 진행된 이날 방송에서 멤버들의 실제 말투에 비속어나 외국어가 얼마나 많은지 살피려고 몰래카메라를 찍은 데서 문제가 발생했다.
'멤버들끼리 너무 함부로 하는 모습과 거친 말투들이 방송에 여과없이 방송됐다'는 비난과 '예능 프로는 그냥 예능으로 봐야된다'는 옹호론이 맞서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주 방송에서 라디오를 다소 '진지하게' 진행했던 정형돈에게 지루했다고 구박을 하는 유재석의 모습을 두고 "너무했다"는 비난도 있었던 터라 게시판이 더 뜨거웠다.
이에 '무한도전' 측은 방송이 나간 직후 방송 사고 등과 관련해 사죄의 글을 올렸다. 제작진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10월 11일 방송 도중 편집상의 실수로 발생한 사고로 시청에 불편을 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라는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어 "앞으로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더 주의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시청자 원성을 가라앉히는 데는 빠른 사과가 즉효이고, 400회 '무한도전'은 투약 시기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 2006년 방송을 시작한 '무한도전'은 올해 9년차다. 이제 눈빛만 봐도 통하는 멤버들 사이의 합(合)이나 제작진-출연진 호흡은 시청자를 늘 편안하게 만드는 장수의 비결이다. 멤버들의 하차와 여러 논란을 넘으며 달려온 멤버들의 리얼한 모습 자체가 이제는 하나의 볼거리인 셈이다.
이들은 400회 특집 기념 자리에서 "하루하루 열심히 달려왔을 뿐이다. '무한도전'의 대주주는 시청자다. 우리를 이끈 것은 시청자들인데 꾸밈없이 리얼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인기 요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겸손한 '무한도전'의 무한한 방송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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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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