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잠수함' 권오준(삼성)이 가을 무대에 전격 합류할까.
권오준은 '끝판대장' 오승환(한신)과 함께 'K-O 펀치'를 구축하며 삼성 필승조의 토대를 마련한 주역. 그리고 2006년 한 시즌 최다 홀드 신기록(32개)을 수립하기도 했다. 상대 타자들에게는 공포 그 자체였다.
권오준은 올 시즌 단 한 번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괌 1차 캠프 도중 오른 손목 미세골절 부상으로 조기 귀국의 아픔을 겪었기 때문. 시즌 내내 재활에만 몰두했었다. 그 과정에서 통증이 재발해 다소 더딘 모습을 보이기도 했었다.

현재 컨디션은 아주 좋은 편. 권오준은 2군 연습 경기에 등판해 연일 완벽투를 과시 중이다. 양일환 2군 투수 코치에 따르면 권오준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0km 안팎에 불과하나 체인지업의 위력이 뛰어나고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1군 무대에서도 제 몫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은 '잠수함 왕국'이라 불릴 만큼 사이드암 계열 투수 자원이 풍부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임창용을 제외하면 나머지 투수들은 정상 전력을 가동하기 힘들다.
심창민은 허벅지 부상으로 1군 전력에서 빠졌고 지난해 1군 마운드에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해줬던 신용운 또한 등판이 불가능하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SK에서 삼성으로 옮긴 이영욱은 최근 전력외 통보를 받았다. 노진용과 안규현은 아직 1군 마운드에 오를 만한 실력은 못된다.
언젠가 류중일 감독은 "구속도 구속이지만 컨트롤과 공끝이 어느 만큼 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권오준이 공도 빨랐지만 변화구의 위력이 아주 뛰어났다. 공끝만 좋아진다면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직구 스피드가 예전 만큼은 아니지만 그에게는 승부 근성과 경험이라는 확실한 무기가 있다.
삼성 필승조의 전력은 100%가 아니다. 건강한 권오준이 1군에 합류한다면 필승조의 무게감은 한층 좋아질 듯. 지난해 TV 중계를 통해 한국시리즈 3연패 장면을 지켜봤던 권오준이 올 가을에는 그 아쉬움을 만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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