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슬로우 스타터라 불리던 예전과는 확실히 다르다.
개막전 승리는 없었다. 허재 감독이 지휘하는 KCC는 지난 11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1라운드 원주 동부와 홈경기서 59-65로 패배했다. 슬로우 스타터라는 오명이 떠올랐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예전의 슬로우 스타터와 다른 모습이 있다.
KCC가 슬로우 스타터라 불리던 때를 생각해보면 관건은 하승진이었다. 하승진이 얼마나 빨리 경기 감각을 찾느냐에 따라 KCC의 경기력이 좌지우지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시즌에는 하승진이 병역 의무로 인해 2년여 동안 뛰지 못했던 만큼 걱정이 컸다.

걱정은 기우였다. 하승진은 1쿼터에 잠시 부진하는 듯 했지만 2쿼터부터 확실한 존재감을 보이며 '역시나 하승진'이라는 감탄사를 자아내게 만들었다. 하승진은 30여분을 소화하며 17점 13리바운드를 기록, KCC가 하승진에게 바라는 모습 이상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KCC는 승리를 놓쳤다. 관건은 조직력이었다. 김태술의 합류 이후 다듬어지지 않은 공격에서 문제가 있었다. 김태술이 대표팀 차출로 인해 KCC에서 호흡을 맞춘 것이 불과 1주일여밖에 되지 않은 만큼 다른 선수들과 호흡이 맞지 않았던 것이다.
하승진은 "태술이형이 대표팀에 가 있었고, 나도 부상으로 늦게 합류했다. 태술이형과 시즌 개막 전에 2경기 호흡을 맞춘 것이 전부다"며 "모든 선수가 모여서 뛴 것이 2경기밖에 되지 않았다. 핑계 아닌 핑계이지만 손발이 맞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삐걱거렸다"고 설명했다.
결국 KCC가 보인 개막전의 문제점은 시간이 약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KCC가 김태술이라는 KBL 최고의 리딩 가드를 보유한 만큼 시간은 많이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CC가 이번 시즌에도 슬로우 스타터가 될 수밖에 없지만, 예전과는 확실하게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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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