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CS]커쇼의 7회와 달랐던 범가너의 7회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4.10.12 12: 34

[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매디슨 범가너에겐 마의 7회도 통하지 않았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가 열린 12일(이하 한국시간)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3-0으로 앞선 가운데 7회 말이 시작됐다.
1사 후 세인트루이스 야디에르 몰리나의 좌전 안타에 이어 존 제이 역시 좌전 안타를 날리며 1사 1,2루가 됐다. 6회까지 84개를 던진 샌프란시스코 좌완 선발 범가너의 투구수도 서서히 100개를 향하던 상황이었다. 몰리나에 이어 좌타자인 제이의 안타가 터지자 부시스타디움은 환호성이 일기 시작했고 서서히 장면 2개가 겹쳐졌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LA 다저스와 치렀던 디비전시리즈 1차전과 4차전이었다. 당시 마운드에는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있었고 커쇼는 두 번 모두 7회 고비를 넘지 못하고 패전 투수가 됐다. 7회 무너지기 전까지 상대 타선을 큰 어려움 없이(커쇼가 1차전에서는 솔로 홈런 2개를 맞았지만 그래도 스코어는 6-2였다) 막아낸 것도, 투구수가 7회에 이르러 100개를 넘어간 것도 12일의 범가너와 비슷했다.
1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좌타자 콜튼 웡이 친 타구는 1루 쪽으로 약하게 굴러가는 땅볼이었다. 샌프란시스코 1루수 브랜든 벨트가 이를 잡아 범가너에게 토스했다. 1루를 향해 달리던 범가너와 타자 주자 웡이 서로 부딪쳤다. 마치 엄청난 체구를 자랑하는 범가너가 웡을 튕겨내는 듯이 보였다. 범가너는 196.7CM의 거구이고 웡은 175.2CM다. 이 바람에 웡은 베이스도 밟지 못했지만 1루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범가너의 태그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웡은 억울하다는 제스처를 취했고 마이크 매시니 감독도 주루방해가 아니냐며 비디오리뷰를 요청했다. 하지만 리뷰 후에도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범가너가 우측 파울라인을 넘기 전에 주루선을 따라 달리던 웡을 정당하게 태그했기 때문이다. 둘의 충돌은 이후에 일어났다.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달린 범가너가 미처 속도를 줄이지 못해 생겨난 일이다.  
이어진 2사 2,3루에서 대타 토니 크루즈를 상대하던 범가너는 볼카운트 2-2에서 세트 포지션에 들어갔다가 타임을 불렀다. 덕아웃에서 분노를 표시한 매시니 감독의 눈에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 눈에도 명백한 보크로 보였지만 필 쿠지 구심이나 빌 웰크 1루심 모두 보크를 선언하지 않았다. 결국 크루스는 삼진 아웃 당했고 범가너는 무사히 7회 수비를 마칠 수 있었다. 투구수가 104개를 찍고 있었고 이게 이날 범가너가 맞은 유일한 위기이기도 했다.
또 하나 범가너가 1사 1,2루로 몰렸을 때 지체 없이 달려 나온 데이브 리게티 투수 코치가 있었다. 리게티 코치는 범가너의 상황을 점검하면서 경기 흐름을 적절한 시점에서 끊어줬다.
7회를 넘긴 범가너는 8회 2사 후 세르지오 로모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7.2이닝 동안 4안타와 볼 넷 하나만 내주고 무실점 호투. 탈삼진 7개를 잡아냈다. 투구수는 112개. 스트라이크는 74개였다. 지난 2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완봉승 못지 않은 호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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