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바쁜' 울산, 경기 전부터 승리 포기?..."자력으로 힘들어"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10.12 15: 52

"전남 드랜곤즈보다 1경기를 덜 치렀지만 승점 3점이 부족해서 자력으로는 (상위그룹 진입이) 힘들다."
울산 현대가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를 놓쳤다. 울산은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K리그 클래식 31라운드에서 0-1로 패배했다. 최근 5경기 연속 무승(2무 3패) 및 3연패를 당한 울산은 11승 8무 12패(승점 41)가 돼 6위 전남(승점 44)을 추격하지 못하고 7위에 머물렀다.
승리가 필요하지 않을 때가 없겠지만, 울산에 이날 만큼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날이었다. 상위그룹행의 마지노선인 6위 전남과 승점 차가 3점으로 벌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승점 3점을 추가할 경우 울산은 전남을 득실차로 제치고 자력으로 6위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조민국 감독의 머릿속에서 승점 3점은 없었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조 감독은 "전남보다 1경기를 덜 치렀지만 승점 3점이 부족해서 자력으로는 (상위그룹 진입이) 힘들다"고 말했다. 전북을 잡을 경우 자력으로 스플릿 전에 6위 진입이 가능함에도 "자력으로는 힘들다"고 말한 것은 사실상 승리를 포기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었다.
이어 "급하지만 오늘은 승점 관리를 잘해야 한다. 수원 삼성이 어제 전남을 이겨서 다행이다. 전남의 다음 상대인 FC 서울이 잘해주길 빈다. 오늘 (전북전에서) 승점을 1점이라고 가져가면, 다음 상대가 FA컵 4강전에 신경을 쓰고 있는 상주 상무인 만큼 조금 유리할 것 같다"며 승리보다는 무승부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밝혔다.
조민국 감독의 의도는 경기서 드러났다. 울산은 수비를 굳게 한 뒤 역습을 펼쳤다. 울산은 긴 패스 위주로 전북을 공략했지만, 공격에서 날카로움을 찾기 힘들었다. 오히려 이호와 하성민, 김성환 등 수비 성향이 짙은 3명의 미드필더를 중원에 배치해 수비를 굳건히 했다. 승점 1점을 가지고 가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조민국 감독의 의도는 빗겨갔다. 전반전 동안 울산의 단조로운 역습을 손쉽게 막아낸 전북은 후반 24분 카이오가 선제골을 넣으며 승기를 가져갔다. 실점 이후 울산은 선수 교체로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지만, 경기 내내 수비적이었던 운영이 한순간에 공격적으로 변할 수는 없었다. 결국 울산은 그렇게 바라던 승점 1점도 가져가지 못한 채 울산으로 돌아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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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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