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포근했던 가을 밤, 그룹 빅뱅 멤버 태양이 따뜻한 날씨를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이름처럼 열정적이고 뜨겁고, 또 섹시하고 화끈했던 2시간이었다.
태양은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4년 만에 솔로 단독콘서트 '2014 태양 콘서트 라이즈(2014 TAEYANG CONCERT RISE)'를 개최했다.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3일간 이어진 공연에는 총 1만 2000여 명의 국내외 팬들이 찾아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국적은 다르지만 태양을 응원하는 마음이 그들을 하나로 뭉쳤다.
오후 6시 10분, 태양의 등장을 알리는 영상이 시작되자 팬들의 함성이 더욱 커졌다. 어두운 공연장을 가득 채운 4000여 명의 팬들은 황금색 야광봉을 켜고 아름다운 물결을 만들었다. 2시간 가까이 이어진 공연에서 무대 위의 태양이나 팬들 모두 지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서로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일찍부터 공연장을 찾아 태양을 기다리던 팬들은 태양의 등장과 함께 좌석에서 일어나 열광적인 응원을 보냈다. 무엇보다 태양이 오프닝 곡으로 '바디(BODY)'를 부르면서 상의를 탈의하고 등장, 공연장의 열기를 더욱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특별한 팬 이벤트와 '떼창'도 이어졌다. 태양은 키보드 연주와 함께 '유아 마이(YOU'RE MY)'를 부르면서 감미로운 매력을 드러냈다. 특히 '아이 니드 어 걸(I NEED A GIRL)'은 시작부터 팬들의 떼창을 이끌어내서 눈길을 끌었다. 공연장에 모인 팬들은 무대 위의 태양과 함께 공연을 만들어갔다.
팬들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도 진행됐다. 태양은 '아이 니드 어 걸' 1절 무대가 끝난 후 한 팬을 뽑아 무대 위로 올렸다. 손을 잡고 노래를 불러주고, 함께 커플 댄스를 추는 등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했고, 팬들의 함성은 더욱 커졌다.
태양은 "무대 위에서 만나니까 너무 기쁘다. 무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 정말 보고 싶었다. 지난 4년 간 앨범을 만들면서, 사실 앨범 작업을 할 때 이렇게 빨리 내고 싶다는 생각을 잘 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이번 앨범은 하루 빨리 무대 위에서 춤추는 모습으로 빨리 만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라며 "그만큼 이 곳에 와준 한 분 한 분이 너무나도 소중하다"라고 4년 만에 단독콘서트를 개최하는 소감을 밝혔다.
또 태양은 "일본에서 투어로 시작하게 됐다. 다섯 명이 아닌 혼자서 하는 투어이기도 하고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싶어서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다 참여해서 만든 공연이다. 멋있죠?"라며 "빅뱅으로서는 큰 공연장에서 만나고, 일본에서는 돔에서 많은 분들을 만났었는데 혼자서 하는 투어이기도 해서 팬들과 가까운 곳에서 음악과 생각을 교감하고 소통하고 싶었다. 정신없이 지나간 한 달이었는데 너무 멋진 기억이었다. 한국에 있는 팬들과도 많은 공연장에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태양은 '바디', '슈퍼스타(SUPER STAR)', '무브(MOVE)', '유아 마이', '아이 니드 어 걸', '눈,코,입', '나만 바라봐', '웨딩드레스', '이게 아닌데', '링가링가', '브레이크 다운(BREAK DOWN)', '새벽한시', '스테이 위드 미(STAY WITH ME)', '버리고', '러브 유 투 데스(LOVE YOU TO DEATH)' 등 16곡을 소화했다. 노래마다 다양한 콘셉트를 오가면서 솔로 가수 태양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했다.
또 태양의 절친한 친구이자 빅뱅 멤버 지드래곤이 깜짝 등장해 합동무대를 꾸몄다. 태양은 노래를 부르면서 절친한 친구이자 동료인 지드래곤을 소개했고, '스테이 위드 미' 무대를 함께 꾸며 팬들을 사로잡았다.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은 지드래곤의 솔로곡인 '삐딱하게' 무대를 함께 꾸미면서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했다. 오랜 우정이 돋보이는 합동공연이었다.
마지막 무대를 앞두고 태양은 국내 팬뿐만 아니라 해외 각지에서 온 팬들을 위해 노래를 부르면서 다양한 언어로 인사를 건넸다. 태양은 "오늘 이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겠다. 정말 감사하다"라고 말하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태양은 공연을 마치기 전 팬들과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시간을 가졌다. 이에 한 남성팬이 태양에게 키에 대해 물어봤고, 태양은 "나한테 있어서 키는, 내가 생각하는 키는, 보는 대로 내 키는 작다.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의 작은 키를 보고 많은 분들이 '작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위안할 수 있다면 행복한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어 태양은 "하지만 볼 수 없을 만큼 너무나 큰 열정과 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내가 가지고 태어난 이 키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작은 게 멋있고 나한테 딱 맞는다고 생각한다. 작다고 놀려도 나는 상관없다"라고 말해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대답 한마디 한마디에 태양의 생각과 열정, 꿈이 가득 담겨 있는 것이 느껴졌다.
또 태양은 "아무래도 빅뱅의 새 앨범과 멤버들의 소식이 궁금하실 것"이라면서 "계속해서 스튜디오에서 열심히, 하루하루 음악을 만들고 있다. 언제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하루빨리 좋은 앨범, 음악으로 나가고 싶다, 그때까지 지켜봐 달라. 이런 저런 일로 염려를 끼쳤는데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 주신 사랑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음악을 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앵콜 무대 역시 뜨거웠다. 마지막 무대가 끝나자 팬들은 한 마음으로 "동영배"를 외쳤다. 무대 위에 다시 오른 태양은 빅뱅의 '배드 보이(BAD BOY)'와 '판타스틱 베이비(FANTASTIC BABY)' 등의 무대를 꾸몄다. 특히 '판타스틱 베이비'를 부를 때는 2층의 관객들을 위해 직접 객석으로 내려와 팬들과 좀 더 가까이에서 만났다. 공연은 막을 내렸지만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이번 콘서트는 지난 2010년 이후 4년 만에 열리는 세 번째 단독콘서트로, 2008년 빅뱅 멤버 중 가장 처음으로 솔로 앨범을 발표하고 단독콘서트를 열었던 태양은 이번 공연을 통해 솔로 아티스트로서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2시간 동안 쉬지 않고 온전히 혼자서 무대를 가득 채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 태양은 무대를 가득 채우고도 남을 뜨거운 에너지를 팬들에게 전달했다. 3일 연속 공연으로 지쳤을 법도 하지만 태양의 에너지와 열정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무엇보다 공연 내내 꽉 찬 무대를 꾸미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돋보였다. 댄스와 노래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으면서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온 무대를 누볐다.
무엇보다 매우 다양한 장르의 무대를 처음부터 끝까지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소화하는 모습이 다시 한 번 태양의 가치를 입증하는 시간이었다. 파워풀하고 화려한 댄스 퍼포먼스가 있는 무대부터 감미로운 음색이 돋보이는 곡, 특유의 소울풀한 느낌을 잘 살린 무대 등 '만능'이라는 말리 잘 어울렸다. 태양이 노래와 춤에 모두 능통한 아티스트로 인정받는 이유를 알 수 있는 공연이었다.
태양은 지난 6월 정규 2집 '라이즈'를 발매, 국내외 음원차트에서 높은 성적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음원차트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인기를 얻었다. 특히 이 앨범은 태양이 오로지 보컬만을 내세운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았다. 타이틀곡 '눈,코,입'은 가온차트 노래방차트에서 11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올해 최장기간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또 태양은 최근 일본에서도 솔로 데뷔 앨범을 발표하고, 첫 번째 일본 솔로 투어 '솔 재팬 투어 라이즈 2014(SOL JAPAN TOUR RISE 2014)'를 개최해 6개 도시 13회 공연 총 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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