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의 두 번째 시험무대인 코스타리카전은 어떤 모습일까.
슈틸리케호가 두 번째 닻을 올린다. 지난 10일 울리 슈틸리케(60, 독일) 신임 사령탑의 데뷔전서 파라과이를 2-0으로 물리쳤던 한국 축구대표팀(FIFA랭킹 63위)은 오는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코스타리카(15위)와 격돌한다. 역대전적은 7전 3승 2무 2패로 한국이 근소하게 앞서 있다.
기대감이 가득한 두 번째 시험무대다. 슈틸리케 감독은 파라과이전서 1.5군을 깜짝 기용하고도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았다. 하지만 파라과이의 경기력이 기대 이하였다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 반면 코스타리카는 2014 브라질월드컵 8강 팀으로 북중미의 신흥 강호다. 슈틸리케호의 진정한 시험무대인 셈이다.

▲ 베스트11 윤곽
코스타리카전에 출전할 이들의 면면이 드러났다. 파라과이전 다음 날인 11일 달콤한 휴식을 취했던 대표팀은 지난 12일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NFC)에서 다시 구슬땀을 흘렸다.
오후 5시부터 6시 30분까지 약 1시간 30분 동안 훈련에 매진한 슈틸리케호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A매치 2연승을 향한 담금질에 박차를 가했다.
베스트 일레븐도 베일을 벗었다. '주장' 기성용을 포함해 파라과이전서 많은 시간을 소화했던 필드 플레이어 9명은 회복 훈련에만 힘쓰며 코스타리카전 휴식을 예고했다.
반면 파라과이전에 출전하지 않았거나 짧은 시간 뛰었던 이들은 볼뺏기, 미니게임, 세트피스 훈련 등을 통해 조직력과 컨디션을 함께 끌어 올렸다. 이청용과 손흥민(이상 45분 출전), 이동국(30분 출전) 등을 비롯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던 김승대 차두리 김영권 박주호 등이 볼뺏기(15분)와 미니게임(20분)을 통해 발을 맞췄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A매치 2연전서 "23명의 선수를 모두 기용할 것이다"라고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날 회복 훈련을 소화한 9명은 코스타리카전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출전 시간이 짧았던 이동국 손흥민 이청용 이명주 등과 첫 출격을 기다리고 있는 김승대 박주호 김영권 김주영 차두리 김승규 등은 선발 출전이 유력한 상황이다.
'캡틴' 기성용의 출전 가능성은 반반이다. 이날 기성용은 회복 훈련 외엔 대표팀의 모든 훈련을 뒤에서 지켜봤다. 기성용은 앞서 파라과이전서 주장에 걸맞은 플레이를 펼쳤다.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대표팀은 그가 없는 플랜B도 필요한 상황이라 코스타리카전 결장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이럴 경우 이명주 박종우 혹은 이명주 한국영 등의 조합이 중원을 구축할 전망이다.
▲ '프리키커 비밀병기' 이동국과 박주호
슈틸리케호는 이날 특별한 세트피스 훈련에 15분여를 할애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세세한 지도 속에 이동국 박주호 손흥민 등이 프리키커로 날카로운 슈팅을 뽐냈다. 코스타리카는 케일러 나바스(레알 마드리드)라는 세계적인 골키퍼를 보유하고 있다. 그를 넘어야 승리에 가까워질 수 있다. 데드볼 상황서 다양한 키커의 슈팅은 나바스를 괴롭힐 수 있는 최적의 옵션이다.
이동국의 발끝에 시선이 쏠린다. 슈틸리케 감독의 패스를 직접 받아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때리며 예열을 마쳤다. 이동국은 훈련 전 인터뷰서 "파라과이전서 내가 2골을 날렸는데 코스타리카전을 통해 만회하겠다"면서 "슈팅을 정확히 하면 아무리 유명한 골키퍼가 있어도 골이 가능하다"며 골 욕심을 내비쳤다.
홍콩과 2014 인천아시안게임 16강전서 빨랫줄 같은 왼발 중거리포를 성공시키며 28년 만의 금메달 사냥에 기여한 박주호도 프리킥 비밀병기로 나선다. 이날 손흥민과 이동국의 연속 슛 페이크 이후 왼발 슈팅을 날리며 코스타리카의 골문을 열 채비를 마쳤다.
기대 반, 우려 반의 첫 무대를 성공적으로 끝낸 슈틸리케호가 두 번째 무대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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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호(왼쪽 위)-이동국 / 파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