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3)가 시즌 14승을 달성하면서 올 시즌을 마무리했다. 무엇보다 니퍼트는 올 시즌 두산 선발 마운드가 부진한 가운데 꾸준한 호투를 펼치며 자존심을 지켰다.
니퍼트는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경기서 6이닝 6피안타 3볼넷 2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14승째를 따냈다. 비록 팀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라이벌’ LG를 상대로 거둔 값진 승리였다.
니퍼트는 올 시즌 통산 52승을 수확하며 2005~2008 시즌 동안 49승을 거둔 맷 랜들(두산)을 제치고 국내 프로야구 외국인 통산 최다승 2위에 자리했다. 니퍼트는 지난해 부상으로 정규이닝을 채우지 못하고도 12승 4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했고 올 시즌에도 다시 한 번 3점대 평균자책점과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했다.

시즌 초 니퍼트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LG와의 개막전서 5이닝 3실점으로 시작한 니퍼트는 4월 2승 3패 평균자책점 4.35에 그쳤다. 5월엔 평균자책점 3.71을 기록하며 안정감을 찾는 듯 했지만 6월 평균자책점 5.19로 다시 기복을 보였다. 하지만 에이스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7월 이후에 7승을 수확하면서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니퍼트는 타고투저 시즌임에도 3.81의 평균자책점으로 이 부문 5위(10월 12일 기준)에 올라섰다. 특히 올 시즌 두산의 선발 마운드가 무너진 상황에서도 니퍼트는 꿋꿋했다. 두산은 올 시즌 선발 평균자책점 5.58로 리그 7위를 기록 중이다.
규정이닝을 소화한 선수는 니퍼트(179⅓이닝)와 유희관(171⅓이닝) 2명에 불과했고 100이닝 이상을 기록한 선수도 이 원투펀치와 노경은(107⅔이닝), 셋뿐이었다. 지난해 토종 에이스 임무를 톡톡히 해냈던 노경은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 9.20으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두산의 무너진 선발진을 생각한다면 두산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는 예견된 일이었다. 팀 타율이 2할9푼3리로 리그 3위를 마크했지만 사이클이 있는 타격 컨디션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법. 결국 마운드에서 승부가 났다. 그러나 니퍼트만은 ‘효자 외국인 선수’답게 자신의 임무를 100% 이상 해냈다.
여기에 니퍼트의 인성은 보너스였다. 니퍼트는 지난달 30일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선수단에게 직접 소고기를 대접하기도 했다. 또한 팀 승리를 위해 구원 등판을 자청하기도 하고 외국인 선수임에도 투수조 미팅을 소집하는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 올 시즌 두산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되며 고배를 마셨지만 여전히 꾸준한 니퍼트의 활약은 두산 팬들을 활짝 웃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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