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활약은 아니다. 이제야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발휘한다고 보는 게 맞다.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맹타를 과시 중인 채태인(삼성)을 두고 하는 말이다. 2007년 해외파 특별 지명을 통해 삼성 유니폼을 입은 채태인은 지난해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타율 3할8푼1리(299타수 114안타) 11홈런 53타점 52득점으로 고감도 타격을 뽐냈다. 아쉽게도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사상 첫 통합 3연패 달성에 큰 공을 세웠다.
"내가 이렇게 할 줄 몰랐다. 술술 잘 풀린다. 야구가 정말 재미있다"는 게 채태인의 말이다. 시즌 내내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시지 않았다. 그리고 채태인은 지난해 연봉보다 320% 인상된 2억1000만원에 재계약 도장을 찍었다. 이는 구단 역대 최고 연봉 인상률.

채태인은 올 시즌을 앞두고 수치상 목표도 정하지 않았다. 그는 "작년 만큼만 했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규정 타석은 채워야 한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채태인은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12일까지 120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2푼1리(476타수 153안타) 13홈런 95타점 67득점을 기록했다. 자신의 한 경기 최다 안타 달성은 물론 데뷔 첫 100타점 고지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득점권 타율은 무려 3할5푼8리. 그는 "득점 찬스에서 한 방을 터트려야 이길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그의 활약은 돋보였다. 그가 지키는 1루는 든든함 그 자체. 안타성 타구를 걷어내며 상대의 흐름을 차단하는 모습도 자주 선보였다.
채태인은 1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원정 경기에서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삼성은 채태인의 활약에 힘입어 6일 대구 두산전 이후 5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이날 3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채태인은 1-0으로 앞선 5회 2사 만루서 중전 안타를 때려 박해민과 나바로를 홈으로 불러 들였다.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서석진 TBC 야구 해설위원은 "채태인의 한 방이 컸다. 5연패 탈출을 이끈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팬들 사이에서 '채천재'라 불리는 채태인. 그의 전성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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