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 슈터’ 문경은 SK 감독이 또 하나의 작품 만들기에 나섰다. 주인공은 SK의 신인 이현석(22)이다.
서울 SK는 12일 오후 4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1라운드 개막전에서 홈팀 서울 삼성을 93-78로 물리쳤다. 신인 이현석은 데뷔전에서 깜짝 14점을 터트리며 김선형(17점) 못지않은 대활약을 펼쳤다. 문경은 감독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올 시즌 SK의 유일한 걱정은 상무에 입대한 변기훈의 빈자리였다. 2010년 데뷔한 변기훈은 4시즌 만에 리그를 대표하는 정상급 슈터로 성장했다. 변기훈은 2013-2014시즌 주전 슈팅가드를 꿰차며 평균 10점, 경기당 3점슛 2.2개(38%)를 기록했다. 문경은 감독의 남모를 지도가 있었다.

문 감독은 “변기훈은 처음에 감독 부임하면서 키운 선수였다. 개인기도 괜찮고, 수비도 괜찮았다. 선수에게 모든 걸 바라면 혼돈이 온다. 변기훈에게 전태풍과 양동근만 수비하라고 했다. 수비로 시작해서 나오는 찬스를 자신 있게 던지라고 했다. 3년 만에 변기훈은 2번 자리서 공수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선수가 됐다”며 자부심을 보였다.
그랬던 변기훈이 빠진 자리는 누가 메울까. 문경은 감독은 신인 드래프트서 이현석을 뽑으며 고민을 해결했다. 이현석은 상명대의 에이스로 득점력이 뛰어났다. 다만 대학시절에 혼자 이것저것 다하느라 집중견제에 시달렸던 것이 사실. 전 포지션이 빵빵한 SK에서 그는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 예상치 못한 이현석이 3점슛을 3방이나 터트리자 삼성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데뷔전에서 수훈선수로 김선형과 함께 인터뷰장에 들어선 이현석은 어색한 표정이 역력했다. 그는 “데뷔전은 80점정도 주고 싶다. 나머지 20점은 수비에서 몇 번 놓친 게 있었다. 아직 프로라는 것이 실감이 안나 긴장을 많이 했다. 선배들이 긴장하지 말고 잘하라고 격려를 많이 해주셨다. 공격이 잘 풀려 좋은 경기를 했다”며 멋쩍게 웃었다.
문경은 감독은 당장 이현석이 변기훈만큼 해주길 바라지 않는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길 원하고 있다. 문 감독은 데뷔전 전날에 직접 이현석의 슈팅을 지도해주며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고 한다. 문 감독은 “이현석도 3점슛 2개가 들어가면서 좋은 플레이를 했지만 보너스다. 짧은 기간 연습하면서 끈질긴 수비가 장점이다. 수비에서 차근차근 시작하면 변기훈 같은 선수가 될 것이다. 단 한 번에 변기훈을 만드는 것은 욕심”이라고 강조했다. 본인이 슈터출신이기에 누구보다 마음을 잘 알고 있는 문 감독이었다.
이현석은 “감독님이 야간에 슈팅연습도 많이 시켜주셨다. 따로 무빙슛 연습도 많이 시켜주시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셨다. 코칭스태프 대 선수들로 팀을 나눠 슛대결도 했다”며 “변기훈 선배를 따라가기에 아직 많이 무리다. 하나하나 밑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차근차근 올라간다는 생각으로 하면 나중에 더 뛰어넘는 선수 되겠다”면서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귀여운 외모의 이현석은 차세대 ‘꽃미남 슈터’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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