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은 한 것 같아".
한화 김응룡(73) 감독이 마지막 홈경기를 준비했다. 한화는 13일 대전 삼성전에서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가진다. 올해를 끝으로 2년 계약이 만료되는 김응룡 감독에게는 사실상 마지막 홈경기. 김 감독은 애써 웃음을 지었지만 덕아웃에는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마지막 홈경기'라는 말에 김 감독은 "마지막은 무슨. 광주 경기가 또 남아있잖아"라며 17일 광주 KIA전이 마지막 경기라는 것을 밝힌 뒤 "2년이 정말 길었다. 한 20년은 한 것 같다"고 말했다. 2012년 10월 한화 부임 이후 2년의 시간이 화살처럼 지나갔지만 김 감독에게는 참으로 긴 시간이었던 모양이다.

김 감독은 "첫 경기이든 마지막 경기이든 무조건 최선을 다해서 이겨야 한다. 그 외에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라며 "삼성이 우승을 한다고? 우리가 이길거야"라고 말했다. 안방에서 상대의 우승 파티를 지켜볼 수 없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김 감독은 "선수는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 김경언은 기회를 잘 잡았다"며 "이태양도 아직 멀었다. 지금 7승했는데 17승은 해야 잘하는 것 아니겠나. 칭찬하면 안주할 것 같아 칭찬은 하지 않겠다"고 애제자에게 당부의 메시지도 전했다.
김 감독이 말을 마칠 때쯤 삼성 류중일 감독이 인사차 한화 1루 덕아웃을 방문했다. 김 감독은 "아이고, 우승 감독 아닌가. 아시안게임 우승 축하한다"고 덕담을 건네며 감독실로 초대했다. 김 감독은 "우승 감독과 커피나 한 잔 해야겠다"며 덕아웃 뒤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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