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오승환 괴력의 3이닝 투혼에 ‘감탄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0.14 06: 01

일본프로야구에서는 쉽게 찾기 어려운 마무리 유형이라서 그럴까. 일본 언론이 오승환(32, 한신)의 이닝소화능력에 대한 감탄을 금하지 못하고 있다. 1이닝 이상도 너끈히 소화할 수 있는 오승환의 든든함이 ‘타도 요미우리’를 외치는 한신의 앞길을 열어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일본 진출 이후 첫 시즌인 올 시즌 39세이브를 기록, 센트럴리그 구원왕을 차지하며 순조로운 항해를 알린 오승환은 가을에 더 강한 모습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히로시마 도요카프와의 센트럴리그 클라이맥스시리즈(CS) 1·2차전에서 맹활약을 선보였다. 1차전에서 9회 1점차 리드를 지키며 세이브를 기록한 오승환은 2차전에서는 9회부터 11회까지 무려 3이닝을 던지며 2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한신은 오승환의 활약 덕에 1승1무로 히로시마를 누르고 ‘숙적’ 요미우리가 기다리고 있는 파이널스테이지로 진출했다. 2차전에서 조기에 시리즈를 마무리해 이틀의 휴식 시간을 벌었다. 만약 오승환이 2차전에서 한 번이라도 삐끗했다면 시리즈 전체의 판도를 알 수 없었다는 측면에서 2차전 역투는 큰 의미가 있었다. 와다 유타카 감독이 오승환의 투구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이유다.

일본 언론이 이 경기에서 주목하는 것은 무실점으로 팀의 시리즈 승리를 이끌었다는 점도 있지만 ‘3이닝’이 주는 상징성이다. 철저한 분업화가 이뤄져 있는 일본프로야구에서 3이닝을 던지는 마무리는 보기 쉽지 않다. 이에 일본의 야구전문매체인 은 13일 “한신이 사상 첫 2경기 영봉승으로 퍼스트 스테이지를 돌파했다. 1차전 선발 랜디 메신저, 2차전 선발 노미 아츠시의 호투도 훌륭했지만 그 이상의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수호신 오승환이었다”고 극찬했다.
이닝이 거듭될수록 자연히 구위는 떨어진다. 상대 타자가 좋은 타구를 날릴 수 있는 가능성은 높아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오승환은 오히려 이런 공식을 비웃고 있어 더 대단하다는 것이 이 매체의 설명이다. 이 매체에 따르면 오승환은 클라이맥스시리즈를 포함, 9월 이후 15경기에서 6경기가 1이닝 이상 소화다. 그러나 그 6경기를 모두 무실점으로 막았다는 점이 눈에 들어온다. 5월과 8월에도 한 차례 이런 경우가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1이닝 이상 소화 경기에서 8경기 연속 무실점인 것이다.
팀이 보여주는 오승환에 대한 신뢰, 그리고 주어진 임무를 책임감있게 수행하는 오승환의 능력이 돋보이는 성적이라 할 수 있다. 한신의 타격이 그다지 좋은 흐름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요미우리와의 경기에서도 빡빡한 경기가 나올 공산이 크다. 그런 양상에서는 2이닝도 던질 수 있는 오승환의 능력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할 수도 있다. 오승환은 12일 2차전 후 "피로는 문제가 없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오승환의 당당함을 등에 업은 한신은 이제 15일부터 열릴 요미우리와의 6전4선승제 파이널스테이지로 향한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