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의 실험은 계속된다.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북중미의 강호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두 번째 평가전을 갖는다. 지난 10일 파라과이를 2-0으로 제압하며 상쾌하게 닻을 올린 슈틸리케호가 상승세를 이어갈지 관심거리다.
결전을 하루 앞둔 공식기자회견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코스타리카전에 임하는 목표 3가지를 밝혔다.

▲ 이번에도 무실점 축구를 하겠다
지난 10일 파라과이전을 앞두고 슈틸리케 감독은 “무실점 경기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예상대로 한국은 파라과이를 2-0으로 이겼다. 슈틸리케는 홍철, 김기희, 곽태휘, 이용을 포백라인으로 세웠다. 골키퍼 김진현은 신들린 선방으로 무실점 승리에 기여했다.
코스타리카는 파라과이에 비해 한층 공격력이 강한 상대다. 감독 대행을 맡고 있는 파울로 완초페 감독 역시 현역시절 북중미를 대표하는 공격수였다. 감독의 공격성향을 그대로 선수들이 따르고 있다. 코스타리카는 지난 10일 오만전에서 세 골을 먹었지만, 네 골을 폭발시키며 승리를 가져갔다. 코스타리카전은 슈틸리케호가 다시 한 번 수비를 점검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FIFA랭킹 15위와 63위의 경기다. 여러분께서 FIFA랭킹만 보면 누가 이길지 분명히 드러난다. 하지만 내 생각에 FIFA랭킹이 아무리 높아도 우리가 63위니까 잘해서 이길 가능성이 더 많이 있다. 그것이 바로 파라과이전에 보여준 경기모습”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파라과이전에 나타났듯이 가장 중요한 것은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무실점 경기에 중점을 두는 것”이라며 수비부터 시작할 것을 강조했다.

▲ 체력을 통한 점유율 축구를 하겠다
지난 파라과이전을 통해 문제점도 드러났다. 한국은 후반전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날 한국의 점유율은 60%로 높았다. 일방적으로 파라과이를 몰아세웠다. 하지만 후반전에는 실점위기도 드러난 것이 사실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파라과이전 문제점은 후반전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져 공을 쉽게 빼앗겼다는 것이다. 보다 수비적으로 나가고 공을 얼마나 소유할지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슈틸리케가 원하는 점유율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체력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왕성한 체력으로 운동장 구석구석을 누비며 상대의 공을 뺏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선수들이 완급조절이 중요하다. 아울러 후반전 조커투입에서 더욱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 한 번 뺏은 공을 뺏기지 않아야 주도권을 쥐고 경기운영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패스가 필수적이다. 어처구니없는 실수 한 번으로 역습을 허용할 수 있다. 결국 슈틸리케가 원하는 점유율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공수의 연결고리 주장 기성용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 새 얼굴의 실험은 계속된다
지난 파라과이전에서 슈틸리케는 김민우, 남태희, 조영철 등 홍명보 감독이 철저히 무시했던 선수를 중용했다. 팬들조차 슈틸리케의 선택에 의문을 품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김민우의 선제골과 남태희의 추가골이 터졌다. 조영철도 부지런히 골문을 위협했다. 세 선수의 맹활약은 손흥민 등 기존 선수들까지 경쟁심을 갖게 했다.
손흥민은 “위기감이라기보다 다른 선수들이 나가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나도 의식이 안 될 래야 안 될 수 없다. 서로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고백했다. 이동국 등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 생각을 갖고 있다.

슈틸리케는 “코스타리카전에도 새로운 실험을 하겠다. 하지만 위험요소는 최대한 줄이겠다. 앞으로 가장 중요한 대회인 아시안컵이 남았다. 선수들을 신뢰하면 선수들도 그에 맞는 응답을 한다. 선수들이 연습시간에 그들이 가진 모든 것을 보여줬다. 23명 모두 나에게 합당한 응답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과연 이번에는 어떤 선수가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할까. 또 기존 선수들은 얼마나 분발할까. 선의의 경쟁은 코스타리카전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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