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한 슈틸리케 감독, 메모지에 담긴 비밀은?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10.14 07: 37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의 메모지에는 무슨 비밀이 담겨 있을까.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북중미의 강호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두 번째 평가전을 갖는다. 지난 10일 파라과이를 2-0으로 제압하며 상쾌하게 닻을 올린 슈틸리케호가 상승세를 이어갈지 관심거리다.
대표팀의 연습을 지켜보면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이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늘 한 장의 메모지를 손에 쥐고 다닌다. 코치들이 훈련을 지도할 때 메모를 하면서 선수들의 상태를 체크하는 버릇이 있다. 항간에 ‘한국 선수들의 이름이 어려워서 명단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아닐까’라는 추측도 있었다. 진실은 무엇일까.

13일 공식기자회견에서 메모지의 비밀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슈틸리케는 “쪽지를 준비해서 가져가는 이유는 바로 내가 훈련계획을 그대로 이행하기 때문이다. 그룹을 나눌 때 훈련 당일에 나누는 것이 아니다. 계획대로 선수들을 분류해야 하기 때문에 그래서 종이를 들고 다닌다”고 말해 치밀함을 선보였다.
이어 “단순히 (선수 이름을 못 외우는) 치매가 와서 그런 것이 아니다.(웃음) 선수들이 준비하는 것에 대해 메모하고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연습 준비의 일종”이라며 박장대소했다. 선수들과 관계자들은 이런 슈틸리케를 ‘슈감독님’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슈틸리케의 꼼꼼함은 언론대응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베스트11의 윤곽을 묻는 질문에 슈틸리케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머릿속에 베스트11을 구상했다. 다만 의도하는 것은 언론을 통해 선수들이 베스트11을 아는 것보다 내가 선수들에게 공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아직 발표를 안했다”고 답했다. 실제로 홍명보 감독시절 대표팀은 월드컵 최종멤버 발표소식을 언론뉴스를 통해 먼저 접하고 사기가 떨어졌던 전례가 있었다. 
슈틸리케는 “파라과이전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멤버를 들고 나왔을 때 경기력이 좋았다. 이번에도 이와 비슷한 양상으로 갈 것이다. 어떤 선수를 어느 자리에 기용하든지 승리할 자신이 있다”면서 언론에게 힌트를 주는 센스를 잊지 않았다. 취재진과의 ‘밀당’에도 능숙했다.
보통 명장들은 선수들의 엄격한 규율로 선수들을 통제하기 마련이다. 슈틸리케는 어떨까. 그는 “훈련하는데 규율을 만든 것은 하나도 없다. 선수들의 태도가 너무나 훌륭하다. 코칭스태프들이 선수들을 신뢰한다. 그래서 규율은 없다”며 전적으로 선수들을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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