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을 LA 다저스의 겨울이적시장이 이제 곧 막을 올릴 전망이다. 단장 교체가 유력해 보이는 가운데 미국 현지에서는 불펜 보강을 위해 지갑을 열 것을 주문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1승3패로 탈락의 고배를 마신 다저스는 예정보다 일찍 오프시즌을 맞이했다. 개막전 기준 팀 연봉이 무려 2억3500만 달러에 이른 다저스는 지난해 이루지 못한 월드시리즈 우승의 꿈에 부풀었으나 오히려 최종 성적은 지난해보다 못한 셈이 됐다.
이에 당장 네드 콜레티 단장의 거취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현지 언론에서는 경질설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많은 돈을 투자했는데 성적이 나오지 않았으니 단장이 책임지는 것이 옳다는 의견이 대세다. 일각에서는 콜레티 단장은 물론 돈 매팅리 감독의 자리까지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어찌됐건 두 인물의 거취가 결정된 뒤 이적시장을 열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러 부분에서 보강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역시 가장 시급한 사안은 불펜이다. 다저스는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 류현진이라는 든든한 1~3선발을 보유하고 있으며 베테랑 댄 해런도 1년 정도는 더 쓸 만한 자원이다. 선발진은 그리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올 시즌 성적에서도 드러났다. 반면 불펜은 마무리 켄리 잰슨까지 이어갈 연결고리가 턱없이 부족했다. 그 몫을 기대했던 브라이언 윌슨, 브랜든 리그, 크리스 페레스라는 ‘전직 마무리’들은 모두 부진했다.
결국 불펜 문제가 포스트시즌에서도 발목을 잡은 가운데 현지에서는 연일 보강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다저스의 스타일대로 돈을 들여 FA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ESPN의 컬럼니스트 짐 보든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의 오프시즌을 예상하는 글 중 불펜 문제를 따로 언급하며 “다저스는 견고한 선발과 잰슨을 이어줄 수 있는 선수의 영입이 필요하다”라며 데이빗 로버트슨(뉴욕 양키스), 앤드루 밀러(볼티모어) 등의 이름을 언급했다.
보든은 “다저스는 잰슨 앞의 셋업맨으로 브라이언 윌슨, 제이미 라이트, 크리스 페레스, 브랜든 리그를 영입했다. 그들은 팜으로도 눈을 돌렸으나 크리스 위드로와 호세 도밍게스는 부상에 시달렸으며 스캇 엘버트와 페드로 바에스, 카를로스 프리아스로는 충분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즉 이 이상의 불펜 요원들을 찾아야 한다는 것인데 FA시장을 기웃거리는 것이 최선이라는 주장이다. 로버트슨과 밀러는 올 시즌 뒤 FA로 풀리는 대표적인 불펜 자원들이다. 꼭 두 선수가 아니더라도 FA 영입의 필요성을 주장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보든은 “(FA 선수를 영입하는 와중에) 그들의 모든 트레이드에는 아직 연봉조정자격을 취득하지 않은 강한 어깨들을 비축하는 논의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들은 비싸지 않으면서도 강력한 불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장은 FA 선수들을 영입해야겠지만 미래를 내다봤을 때 좀 더 효율적인 연봉 구조의 불펜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윌슨은 내년 950만 달러의 옵션이 있으며 리그도 750만 달러의 계약이 남아있어 불펜에 들어가는 돈이 너무 많다.
한편 보든은 다저스의 다른 겨울 과제로 FA 자격을 얻는 핸리 라미레스의 현명한 처분, 외야 정리, A.J 엘리스와 경쟁할 만한 포수의 영입, 저비용 고효율의 선발 투수 영입 혹은 트레이드, 프런트의 개혁 등을 손꼽았다. 선발진에 대해서는 맥스 슈어저, 존 레스터 등 거물급 FA 선수들의 영입 가능성은 극히 낮게 봤으나 신시내티와의 계약이 불투명한 조니 쿠에토에는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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