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수 리더십, 11년 만의 7위 참사 막을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0.14 06: 27

두산의 가을이 우울하기만 하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이 충격을 잘 수습하고 내년의 희망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 남은 일이자 리더의 몫이다. 자연스레 송일수(64) 감독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게 됐다.
지난해 가을 저력을 과시하며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던 두산은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시즌 초반부터 막판까지 꾸준히 4강권에 있었지만 한 번의 결정적인 ‘추월’을 하지 못하고 결국 미끄러졌다. 4위 LG, 그리고 LG를 끈질기게 추격하고 있는 5위 SK에 비해 팀의 전반적인 힘이 떨어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13일 문학 SK전에서 당한 충격의 역전패는 이를 잘 상징했다.
이제는 6위 자리마저 위태롭다. 두산은 롯데와 나란히 3경기를 남겨 두고 있는 가운데 57승67패1무(.460)를 기록, 공동 6위로 처졌다. 5위 탈환은 산술적으로도 좌절됐고 이제 6위냐, 7위냐의 싸움이다. 7위 시나리오는 말 그대로 최악의 성적이라고 할 만하다. 두산이 정규시즌에서 7위까지 처진 것은 2003년이 마지막이다. 그 이후 두산이 가장 못했던 순위는 5위(2006·2011)였다. 11년 만의 7위 참사는 팬들로서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다.

시즌 전 전문가들이 바라본 두산의 전력은 결코 약하지 않았기에 더 충격적이다. 당장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 팀이었다. 핵심 멤버들은 건재했다. 몇몇 베테랑 선수들이 팀을 떠나기는 했지만 그것이 전력에 치명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이들의 공백을 잘 메울 것이라 기대를 걸 수 있는 원석들도 적잖았다. 이처럼 괜찮은 전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푹푹 떨어진 성적은 좀처럼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비난의 화살은 송일수 감독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감독이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다 외형적으로는 별반 달라진 것이 없는 팀의 가장 큰 변화는 사령탑 교체였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송 감독의 올 시즌은 내내 난항이었다. 기존 두산의 색깔로 인식됐던 선이 굵은 야구보다 ‘스몰볼’을 추구하겠다는 송 감독의 구상은 제대로 실현되지 않았다. 오히려 팀의 정체성이 모호해졌다는 평가를 받았고 ‘번트’로 대변되는 논란만 남겼다. 송 감독의 지도력이 마운드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감독 교체를 주장하지만 이것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구단으로서도 부담이 된다. 두산은 팀을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끈 김진욱 전 감독을 승부처에서의 부족함을 빌미로 삼아 전격 경질했다. 그렇게 새로 앉힐 감독을 1년 만에 다시 내치는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구단의 잘못을 그대로 인정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또한 한켠에서는 부임 첫 해인 송 감독에게 1년의 시간은 더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설득력이 아예 없는 말은 아니다.
그렇기에 송 감독으로서는 시즌 막판이 더 중요하다. 이런 처진 분위기를 수습할 수 있는 리더십이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아직까지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제 남은 경기는 3경기다. 뭔가의 희망을 보여줄 수 있을까. 그렇지 못하다면 논란이 계속 번지는 것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 이제 내년을 생각하기 시작한 송 감독으로서도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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