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4강 공식이 간단명료해졌다. 얽히고설켰던 경우의 수는 ‘무조건 승리’가 됐다. 승리를 통해 자력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린다.
SK가 13일 문학 두산전에서도 9회말 끝내기 드라마를 연출, 여전히 LG의 4위 확정 매직넘버는 ‘2’다. LG가 15일 대구 삼성전서 패하면, 매직넘버는 SK로 넘어갈 수도 있다. 반대로 삼성을 꺾으면,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에서 천국으로 가는 직행열차를 탈지도 모른다. 15일 LG가 이기고 SK가 잠실 두산전서 패하면, 매직넘버 ‘2’가 한 번에 지워지기 때문이다. LG에 있어 삼성전은 곧 한국시리즈 7차전이다.
통합 우승 4연패를 노리는 삼성이지만, LG 선수들은 삼성전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올 시즌 상대전적 7승 8패인데, 최근 세 번의 맞대결을 모두 가져갔다. 양상문 감독 부임 날짜인 5월 13일을 기준으로 삼으면 7승 5패로 우위다. 시즌 첫 3연전에서 스윕패를 당했지만, 이후 상승세를 타며 분위기를 바꿨다.

일단 LG는 삼성의 1선발 에이스투수 밴덴헐크를 만나지 않는다. 윤성환과 마주할 예정인데, 삼성은 14일 마산 NC전에서 밴덴헐크를 올려 페넌트레이스 우승 마침표를 찍으려한다. LG는 올 시즌 윤성환과 두 차례 만나 총 6이닝 동안 10점을 뽑았다. 7월 16일 잠실 경기서 윤성환에게 4점을 내면서 9-2 대승을 거뒀고, 7월 30일 대구 경기에선 2이닝동안 6점을 올렸다.
LG가 내세울 리오단은 윤성환과 반대로 삼성에 강했다. 삼성과 첫 맞대결이었던 4월 22일 대구 경기서 6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이후 세 번의 삼성전에선 퀄리티스타트 이상을 찍고 2승을 올렸다. 물론 리오단이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2경기서 주춤했기에, LG는 불펜 조기투입도 준비할 것이다. 최근 8경기와 마찬가지로, LG는 대부분의 투수들을 마운드에 올릴 수 있다.
물론 그 다음 페이지도 생각해야 한다. LG가 삼성을 잡아도 SK가 패하지 않으면, 정규시즌 최종일까지 승부가 이어진다. 오는 17일 LG는 사직에서 롯데와. SK는 목동에서 넥센과 붙는다. 경기 후에는 LG와 SK 중 한 팀만 마산행 버스를 탄다. 우규민과 옥스프링의 선발투수 대결이 펼쳐질 확률이 높은데, 기록만 보면 대동소이다. 우규민은 올해 롯데전 4경기 1승 0패 평균자책점 2.41을, 옥스프링은 LG전 4경기 0승 2패 평균자책점 2.96을 기록 중이다. 우규민은 팀의 4위 확정을, 옥스프링은 10승을 걸고 마운드에 오른다. 상대전적은 9승 5패 1무로 LG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LG는 지난해에도 정규시즌 마지막날 순위를 확정지었다. 2013년 10월 5일 두산과 잠실 홈경기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고, 넥센이 대전에서 한화에 패하며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11년 만에 가을잔치 참가하면서 21세기 LG가 치른 정규시즌 경기 중 가장 강한 인상을 남겼다. LG가 올해도 페넌트레이스 마지막날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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