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백야'의 박하나가 불확실한 캐릭터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지난 13일 방송된 MBC '압구정백야'에는 백야(박하나 분)가 못 잡아 먹어 안달이던 올케 김효경(금단비 분)에게 돌연 살갑게 다가가는 장면이 담겼다. 첫 방송부터 효경에게 눈을 흘기고 '불꽃' 질투를 하던 백야의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이날 백야는 방송 말미 효경에게 "노래방으로 와라"라고 말했다. 이어 노래방을 찾은 효경에게 "내가 성공해서 언니를 호강시켜주겠다"며 울먹였다. 이는 백야가 방송 시작후 유지해 오던 얄미운 시누이 캐릭터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대목이었다.

'압구정 백야'가 첫 방송부터 '암 유발' 드라마라는 수식어를 꿰찬 것은 백야의 얄미운 캐릭터 때문이었다. '사랑과 전쟁' 속에서나 보던 시트콤 급의 시누이-올케 사이를 소화해, 보는 이들의 복장을 터지게 했던 것.
그러나 이날 백야의 모습은 개연성 없이 돌연 효경에게 살갑게 대해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줄 뿐이었다. 그간 백야의 행동으로 보아 새로운 덫인지, 아니면 철이 든 것인지 불분명했기 때문.
백야가 올케 효경에 대해 '잘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 만한 깨달음 없이 '갑자기' 착한 척 눈물을 머금은 것은 무리가 있다. 이날 백야가 부모님 없는 설움을 받고 어딘가 기댈 곳이 필요한 것으로 짐작되지만, 못 살게 굴던 효경에게 무서울만큼 큰 감정 기복을 나타낸 것은 시청자들을 설득시키기에는 다소 역부족이었다.
더불어 이날 백야는 그 어느때보다 감정의 폭이 컸다. 도로 위에서 시비가 붙었을 때는 "너는 애미 애비도 없느냐"는 말에 동공이 확장되며 달려들었고, 육선지(백옥담 분)와 효경 앞에서는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여린 여자로 분했다.
방송 초반이긴 하지만, 백야의 캐릭터는 매 회 종잡을 수가 없다. '압구정 백야'의 포스터 속에서 청순한 원피스를 입고 '당신을 만나고 싶다'는 아련한 문구로 조신한 첫 인상을 보였던 백야의 모습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한편 백야는 14일 방송분에서 장무엄(송원근 분)에게 "만나자"고 제안하는 모습과 선지에게 "장무엄이 기사도 있고 굉장한 부자인 것 같다"고 호들갑을 떠는 모습이 담겨 또 어떤 모습을 보일 지 궁금증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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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백야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