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긴 여정을 준비한 채 대구행 버스에 올랐다. 선수단 모두 오는 21일 잠실구장으로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다.
LG는 14일 오전 11시부터 정규시즌 마지막 잠실구장 연습을 했다. 오는 15일 대구 삼성전과 17일 사직 롯데전을 대비해 맑은 가을하늘 아래서 컨디션을 점검했다. 양상문 감독은 마지막 2경기에 대해 “지금까지와 크게 다른 것은 없을 것이다. 승부가 연장으로 길게 가지 않는 이상 선발투수 ‘1+1’도 없다. 선발투수 입장에선 경기 중간에 투입되는 게 불편하고 어색할 수 있다. 하던 대로 불펜투수들이 경기 중간에 나간다”고 말했다.
2014시즌 LG는 33년 한국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기적을 쓰고 있다. 시즌 초반 지독한 불운에 의한 패배, 그리고 전임 감독 자진사퇴 등 악재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약 4개월 전인 6월 11일까지만 해도 최하위에 박혀있었다. 그러나 양상문 감독의 지후ㅏ 아래 서서히 정상궤도에 올랐고, 현재 4위 확정 매직넘버 ‘2’를 찍었다.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승리하면, 한국프로야구 통산 처음으로 5할 ‘-16’까지 떨어졌던 팀이 5할 승률을 회복, 그리고 포스트시즌 진출 대반전을 달성한다.

2승만이 해피엔딩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운이 좀 따른다면, LG는 15일에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다. LG가 삼성을 꺾고, 5위 SK가 잠실 두산전에서 패하면 그대로 LG가 4위 경쟁서 승리한다. 반면 SK가 17일까지 3경기를 모두 승리하면, LG 역시 남은 2경기를 모두 가져가야 4위를 사수한다. LG는 지난 8월 22일 4위에 오른 후 단 한 차례도 내려가지 않고 있다.
양 감독은 “수요일에는 예정대로 코리(리오단)가 선발 등판한다. 목요일까지 결정이 나지 않을 때에는 우규민을 금요일 롯데와 정규시즌 최종전에 올릴 것이다”고 플랜A를 밝혔다. 플랜B는 베스트 시나리오다. LG가 SK의 패배를 통해 17일 이전에 4위를 확정짓는다면, 17일 사직 롯데전 선발투수는 장진용이다.
매일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지만, 선수들은 담담한 마음으로 집중력을 유지하려고 한다. 박용택은 “4위 싸움이 참 재미있게 돌아가고 있다. 이렇게 시즌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야구는 분위기 싸움이기 때문에 좋은 분위기에서 포스트시즌에 들어간다면, 큰 힘이 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양 감독 또한 “우리 선수들이 긴장감을 놓지 않으면서도 열심히 한다. 이런 흐름이 포스트시즌서 오히려 더 긍정적으로 작용할지도 모른다”고 웃었다.
4위를 확정지으면, LG는 정규시즌 종료 다음 날인 18일부터 NC와 준플레이오프 일정에 돌입한다. 18일에는 각 팀 감독과 주요선수 2명이 마산구장서 미디어데이를 하고, 19일과 20일에는 마산구장서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이 열린다. 15일 잠실구장 훈련이 끝난 후 LG 관계자는 “긴 여행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2주치 여행 가방을 챙겼다. 다음 주 화요일에 이곳에 돌아왔으면 좋겠다”며 대구행 버스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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