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가 월드컵 8강팀 코스타리카와 대등한 싸움을 벌였지만 수비 집중력에 아쉬움을 남기며 2골 차 패배를 당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FIFA랭킹 63위)은 14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FIFA랭킹 15위)와 평가전서 1-3으로 패했다.
이로써 지난 10일 슈틸리케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파라과이와 평가전서 2-0으로 완승을 거뒀던 한국은 이날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아쉬운 패배를 당하며 A매치 2연승에 실패했다. 하지만 다양한 전술과 선수 기용으로 장밋빛 미래를 예고했다.

23명을 모두 기용하겠다던 슈틸리케 감독의 공언대로였다. 파라과이전 선발 명단과 비교해 8명이 대폭 바뀌었다. 또 다시 선택을 받은 이는 '주장' 기성용(스완지 시티)을 비롯해 맹활약한 남태희(레퀴야) 이청용(볼튼) 등 3명 뿐이었다. 이 외 이동국(전북) 손흥민(레버쿠젠) 등이 앞선을 구축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서 주장이자 중앙 수비수로 28년 만의 금메달을 이끌었던 장현수(광저우 부리)가 중앙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변경해 기성용의 짝으로 낙점됐다. 포백라인은 박주호(마인츠)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김주영 차두리(이상 서울)가 형성했고, 골문은 김승규(울산)가 지켰다.
이에 맞서는 코스타리카는 '거미손' 케일러 나바스(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해 브라이언 루이스(풀럼) 조엘 캠벨(아스날) 주니오르 디아즈(마인츠) 등 월드컵 8강 멤버들이 다수 출전했다.
한국은 전반 3분 만에 기회를 잡았다. 손흥민이 박스 안에서 남태희의 패스를 받아 수비수 한 명을 따돌렸지만 끝내 기회가 무산됐다. 한국은 1분 뒤 요한 베네가스에게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을 허용했으나 김승규의 정면으로 향했다.
주도권을 잡아가던 한국에 전반 17분 위기가 찾아왔다. 박주호가 다비드 라미레스에게 깊숙한 태클을 당해 오른쪽 발목이 꺾였다. 박주호가 잠시 빠진 한국은 2분 뒤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겼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날카로운 크로스가 김승규의 손에 맞고 김주영이 가까스로 걷어냈다.
전반 27분에도 라미레스에게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을 내줬으나 김승규가 선방하며 위기를 탈출했다. 한국도 3분 뒤 차두리가 공격에 가담해 오른발 슈팅을 날리며 코스타리카를 위협했다.
전반 38분 일격을 맞았다. 미드필드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브라이언 루이스가 정확한 헤딩 패스를 건넸고, 박스 안으로 침투하던 셀소 보르헤스가 골문 구석을 향하는 정확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한국은 전반 42분 절호의 동점골 찬스를 놓쳤다. 공격에 가담한 김민우가 기성용의 크로스를 대포알 같은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크로스바를 때렸다. 한국은 기어코 추가시간에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남태희 손흥민 이동국으로 이어지는 과정과 마무리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남태희의 침투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좋은 퍼스트 터치로 오른 측면을 허물었고, 날카로운 크로스를 배달했다. 문전에서 대기하고 있던 이동국이 수비와 경합 과정 속 집중력의 오른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기쁨도 잠시였다. 후반 2분 만에 다시 골을 허용했다. 수비진이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골을 내줬던 보르헤스를 막지 못했다. 수비수들이 많이 있었으나 박스 안에서 보르헤스의 왼발을 막지 못했다.
한국도 2분 뒤 절호의 기회를 잡았지만 무산됐다. 이청용이 수비수 한 명을 따돌린 뒤 침투하던 남태희에게 완벽한 패스를 건넸지만 볼컨트롤 미스로 기회를 날렸다.

후반 중반 김민우 등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며 다시 주도권을 잡은 한국은 후반 21분 남태희 대신 한국영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중원 사령관 기성용이 남태희가 뛰던 공격형 미드필더에 위치했고, 한국영이 기성용의 역할을 대신했다. 한국은 후반 25분 이청용이 수비수 3명을 따돌리고 박스 안에서 넘어졌지만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한국은 후반 33분 코너킥서 루이스의 크로스에 이은 오스카 두아르테에게 헤딩 쐐기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39분 손흥민 대신 발이 빠른 한교원을, 후반 41분 차두리 대신 이용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김영권의 무회전 프리킥을 나바스가 쳐낸 것을 기성용이 리바운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 서울월드컵경기장
대한민국 1 (1-1 0-2) 3 코스타리카
△ 득점=전 38 후 2 보르헤스 후 33 두아르테(이상 코스타리카) 전 45 이동국
■ 한국 출전 선수 명단
FW : 이동국
MF : 손흥민(후39 한교원) 남태희(후21 한국영) 이청용 기성용 장현수
DF : 박주호(전20 김민우) 김영권 김주영 차두리(후41 이용)
GK : 김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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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