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코스타리카] '박주호 대타' 김민우, 멀티 플레이어 '입증'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10.14 21: 54

박주호의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밟은 김민우가 공격적 풀백의 진수를 선보이며 멀티 플레이어의 능력을 뽐냈다. 파라과이전이 깜짝 활약이었다면 코스타리카전은 자신의 기량을 증명하는 자리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FIFA랭킹 63위)은 14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FIFA랭킹 15위)와 평가전서 1-3으로 패했다.
이로써 지난 10일 슈틸리케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파라과이와 평가전서 2-0으로 완승을 거뒀던 한국은 이날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아쉬운 패배를 당하며 A매치 2연승에 실패했다. 하지만 다양한 전술과 선수 기용으로 장밋빛 미래를 예고했다.

23명을 모두 기용하겠다던 슈틸리케 감독의 공언대로였다. 파라과이전 선발 명단과 비교해 8명이 대폭 바뀌었다. 2경기 연속 선택을 받은 이는 '주장' 기성용(스완지 시티)을 비롯해 맹활약한 남태희(레퀴야) 이청용(볼튼) 등 3명 뿐이었다. 이 외 이동국(전북) 손흥민(레버쿠젠) 등이 앞선을 구축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서 주장이자 중앙 수비수로 28년 만의 금메달을 이끌었던 장현수(광저우 부리)가 중앙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변경해 기성용의 짝으로 낙점됐다. 포백라인은 박주호(마인츠)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김주영 차두리(이상 서울)가 형성했고, 골문은 김승규(울산)가 지켰다.
이에 맞서는 코스타리카는 '거미손' 케일러 나바스(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해 브라이언 루이스(풀럼) 조엘 캠벨(아스날) 주니오르 디아즈(마인츠) 등 월드컵 8강 멤버들이 다수 출전했다.
눈여겨 볼 점은 양 국의 레프트백 박주호와 디아즈의 격돌이었다.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데다가 포지션이 겹쳐 축구 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둘은 이날 나란히 선발 출격해 기량을 겨뤘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사냥의 여파로 지난 10일 파라과이전을 쉬었던 박주호는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을 받아 레프트백에 위치했다. 공수에서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전반 8분 지능적인 수비로 상대 공격수를 막아내더니 3분 뒤엔 골대를 살짝 벗어나는 중거리포로 코스타리카를 위협했다. 전반 16분엔 기성용에게 날카로운 전진 패스를 건네며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맹활약하던 박주호에게 뜻하지 않은 악재가 찾아왔다. 전반 17분 다비드 라미레스에게 깊숙한 태클을 당해 오른쪽 발목이 꺾였다. 결국 전반 20분 김민우와 바통을 터치해야 했다.
김민우는 뜻하지 않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42분 세계적인 수문장 나바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해 박스 안에서 대포알 같은 왼발 슈팅을 날렸다. 크로스바를 때리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김민우의 물오른 기량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후반 2분 추가골 실점 장면에서는 2% 부족한 수비로 책임에 자유로울 수 없었던 김민우였지만 공격 본능 만큼은 살아 있었다. 후반 중반 이후엔 더욱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연신 날 선 크로스를 문전으로 배달했다. 번뜩이는 발재간은 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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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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