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킹' 이동국(35, 전북)의 발끝은 식지 않았다. 패배 속에서도 자존심을 지킨 한 골은 이동국의 발끝에서 나왔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FIFA랭킹 63위)은 14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FIFA랭킹 15위) 와 평가전서 1-3으로 패했다.
이로써 지난 10일 슈틸리케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파라과이와 평가전서 2-0으로 완승을 거뒀던 한국은 이날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아쉬운 패배를 당하며 A매치 2연승에 실패했다. 하지만 다양한 전술과 선수 기용으로 장밋빛 미래를 예고했다.

전반 37분 셀소 보르헤스에게 선제골을 내준 한국은 0-1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동점을 만들 좋은 기회를 맞았다. 전반 42분 김민우가 왼쪽 측면에서 날카롭게 쏘아올린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는 아쉬운 장면 이후, 다시 이동국이 슈팅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이동국의 슈팅은 빗맞은 채로 크로스바를 훌쩍 넘겼다.
김민우의 슈팅에 이어 절호의 기회로 여겨졌던 이동국의 슈팅마저 골로 연결되지 않자 선수들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득점 기회를 놓친 이동국은 특히 아쉬워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전반 종료 직전, 이동국은 남태희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오른쪽 측면에서 파고들며 골대 앞으로 밀어준 공을 슈팅으로 연결해 기어코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거미손' 케일러 나바스를 뚫은 한 방이었다. '딸바보'답게 테니스를 치는 딸을 위한 '테니스 세리머니'도 잊지 않았다.
앞서 눈 앞에서 득점 기회를 놓친 이동국은 킬러본능 한 방으로 확실하게 골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이동국의 103번째 A매치에서 터진 33호골이었다. 비록 한국은 이후 후반전에 내리 두 골을 내줘 1-3으로 패했으나, 이동국의 킬러본능은 자존심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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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