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전은 한국 축구대표팀과 박주호(27, 마인츠)에게 모두 짙은 아쉬움이 남는 한 판이었다.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14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코스타리카와의 친선 경기서 1-3으로 패배를 당했다.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10일 슈틸리케 신인 사령탑의 데뷔전이었던 파라과이와 경기서 2-0으로 승리했던 한국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고도 수비 집중력에 문제를 드러내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날 슈틸리케 감독은 앞서 공언한 대로 파라과이전과 비교해 선발 명단을 싹 바꿨다. '주장' 기성용과 맹활약한 이청용, 남태희를 제외하고 8명의 새로운 얼굴을 선택했다. 그 중엔 박주호도 포함 돼 있었다.
레프트백으로 선발 출격했다. 박주호는 김주영, 김영권, 차두리와 함께 포백 라인을 형성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28년 만에 한국에 금메달을 안겼던 박주호는 이날 본업인 좌측면 수비수로 돌아았다. 물오른 컨디션을 뽐냈다. 전반 11분 날카로운 중거리포를 날리는 등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예열을 마친 전반 17분 박주호에게 악재가 찾아왔다. 다비드 라미레스에게 깊숙한 태클을 당해 오른쪽 발목이 꺾였다. 그대로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교체 사인 후 들것에 실려나간 박주호는 결국 전반 20분 김민우와 바통을 터치해야 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경기 후 "박주호가 발목염좌 부상을 입었다. 큰 부상은 아니다"라며 "바로 병원에 가지는 않았다. 주치의 소견에 문제는 없었다. 다만 당분간 경기출전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박주호도 "생각보다 심한 것 같지는 않지만 검사를 받아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당분간 못뛸 것 같다. 오랫동안 소속팀에서 자리를 비웠는데 부상으로 돌아가서 미안하다. 치료에 집중하겠다. 가벼운 부상은 아닌 것 같다"고 탄식했다.
박주호로서도 대표팀에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박주호는 이날 전반 중반까지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며 한국에 주도권을 안긴 주인공이다. 하지만 그가 부상으로 빠진 뒤 흐름이 급격히 꺾인 한국은 수비 조직력이 흔들리며 무너졌다.
비단 이날 결과 뿐만이 아니다. 부상 정도에 따라 향후 소속팀서 결장이 불가피하다. 본인은 물론 슈틸리케 감독이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영광'의 10월을 보냈던 '멀티 플레이어' 박주호에게 뜻하지 않은 시련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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