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 넥센 MVP 집안싸움 승자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0.15 06: 07

막판까지 진땀이다. 팀 동료들 사이에서의 선의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올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자리를 둔 경쟁이다. 제각기 표심에 호소할 만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레이스는 마지막까지 가봐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14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우리 팀에서 MVP가 안 나오면 이상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만큼 팀 내에 좋은 개인 성적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는 뜻이다. 최다 득표자부터, MVP 투표의 상위권 순위가 ‘넥센 잔치판’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개인 성적만 놓고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투·타에 걸쳐 후보자가 득실하다. 마운드에는 14일 사직 롯데전에서 시즌 20승 고지를 달성한 앤디 밴헤켄(35)이 일찌감치 입후보했다. 2007년 다니엘 리오스(당시 두산·22승) 이후 7년 만에 20승 투수가 나왔다. 타고투저의 흐름이 완연한 시즌이라 더 빛난다.

야수 쪽에서도 후보가 넘쳐난다. 14일 롯데전에서 홈런 2개를 친 박병호(28)는 상징성을 얻었다. 이날 51호 홈런을 기록한 박병호는 2003년 이승엽(삼성·56홈런), 심정수(현대·53홈런) 이후 무려 11년 만에 50홈런 고지에 등정했다. 3년 연속 홈런왕 등극은 확실시되며 타점(121타점) 부문에서도 에릭 테임즈(NC)와 공동 1위를 달리고 있어 홈런-타점왕 석권 가능성이 남아있다.
그러나 박병호도 안심할 처지는 아니다. ‘꿈의 고지’인 단일 시즌 200안타에 단 2개 만을 남겨둔 서건창(25)이 버티고 있다. 이미 1994년 이종범(당시 해태·196안타)과 1999년 이승엽(삼성·128득점)을 넘어 안타-득점 부문에서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만약 200안타를 이룬다면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최초 기록으로 이것 또한 큰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박병호의 50홈런은 이미 이룬 선수가 있다는 측면에서 더 그렇다.
역대 유격수 최다 홈런 기록을 다시 쓰며 타율 3할5푼3리, 38홈런, 112타점을 기록 중인 강정호(27)의 기록이 초라해질 지경이다. 평상시 같았으면 강정호도 유력한 MVP 후보가 될 수도 있었으나 올해는 박병호 서건창의 기록이 워낙 엄청나 빛을 잃었다. 다만 박병호와 서건창은 표가 갈릴 수 있다는 점에서 변수가 있다. 이 경우 밴헤켄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MVP 투표 역시 외국인에는 다소 인색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할 만하다.
일각에서는 표가 갈릴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세 선수, 혹은 강정호까지 일정 지분을 가져갈 경우 때문이다. 그러나 타 팀에서 마땅한 경쟁자가 없다는 점은 염 감독의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만한 선수가 없다. 선발 투수 쪽에서는 밴헤켄의 20승 달성이 워낙 강한 인상을 남겼다. 변수가 될 수 있는 마무리 투수들은 올해 타고투저 양상에서 힘을 잃었다. 야수 쪽에서도 박병호 서건창을 넘어 표를 사로잡을 수 있는 선수는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2012·2013 박병호에 이어 넥센이 3년 연속 정규시즌 MVP를 가져갈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