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비밀의 문’, 새로운 시청자에겐 너무 좁은 문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4.10.15 07: 09

‘비밀의 문’, 배우들의 연기력은 최고다. 한석규와 이제훈을 비롯해 김유정, 최원영, 이원종, 김민종 등 주연부터 조연까지 구멍을 찾을 수 없는 배우들이 탄탄한 연기력은 절로 탄성이 나올 정도로 대단하다. 그러나 어려운 이야기가 몰입도를 방해한다.
SBS 월화드라마 ‘비밀의 문’(극본 윤선주, 연출 김형식)은 방송 전부터 화려한 라인업으로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다. 제 2의 ‘뿌리 깊은 나무’가 될 거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방송이 시작하고 나서는 시청률 성적이 영 시원치 않다.
이유는 단 하나, 이야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비밀의 문’에 들어가기까지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처음부터 보지 않으면 손대기가 어렵다. 영조(한석규 분)와 이선(이제훈 분), 노론과 소론 등 인물의 관계는 너무도 복잡하고 작가가 이야기 전개를 위해 만든 허구의 소재 맹의 때문에 잠시라도 딴 생각을 하면 따라갈 수 없다.

이에 ‘비밀의 문’은 새로운 시청자들을 유입시키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아무리 스토리 전개에 속도감이 붙는다고 해도 맹의며 문회소 살인사건 제1권이며 ‘비밀의 문’을 처음 접한 시청자들은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단어가 가득하고 복잡한 인물관계가 인내심이 없으면 보기 힘들 정도다.
때문에 배우들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한석규와 이제훈 등 배우들이 최고의 연기를 펼치고 있는 것은 분명한데 어려운 스토리가 캐릭터의 감정을 느끼는데 방해한다. 사극의 특성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스토리가 지나치게 어렵다. 시청률이 제자리걸음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비밀의 문’은 새로운 시청자들을 끌어 들일만한 매력이 배우뿐인 드라마가 돼버렸다. 이날 방송에서 한석규와 이제훈의 연기는 최고였다. 왕좌에 집착하는 영조, 신흥복(서준영 분)이 남긴 단서를 통해 맹의를 찾는 이선 캐릭터는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영조는 과거 왕위 계승 시 불법을 저지른 내용이 담긴 맹의를 찾은 박문수(이원종 분)에게 맹의를 달라고 했지만 박문수가 이를 거부하자 이성을 잃고 칼을 들었다. 광기 가득한 영조를 표현하는 한석규의 모습은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이제훈 또한 마찬가지. 스승 박문수가 비밀 금고에 신흥복이 마지막 단서로 남겼던 문회소 살인사건 제1권을 찾고는 크게 배신감을 느끼고 오열한 것에 이어 박문수와의 대면에서 부들부들 떨며 분노를 참는 연기는 놀라웠다.
한석규와 이제훈의 활약에도 역시나 이야기는 복잡했고 스토리 전개에 속도가 붙으면서 시청자들이 따라가는 건 더욱 어려워졌다. ‘비밀의 문’은 24부작. 이제 8회가 방송,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지금 상황에서 새 시청자 확보가 필요하지만 현 상태를 그대로 밀고나간다면 갈수록 시청자들이 들어갈 수 있는 문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kangsj@osen.co.kr
SBS ‘비밀의 문’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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