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그동안 모아온 '원기옥'을 쏘듯 대기록들을 폭발시키고 있다.
넥센은 지난 14일 사직 롯데전에서 12-4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넥센은 삼성과 승차를 1.5경기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그것보다 개인 기록이 마구 쏟아져 나온 경기라는 점에서 구단, 선수들, 팬들에게 모두 잊지 못할 날이었다.
먼저 박병호가 시즌 50, 51호 홈런으로 역대 3번째 50홈런 고지를 밟은 선수가 됐다. 2003년 이승엽, 심정수 이후 11년 만의 기록. 강정호가 득점에 성공하면서 넥센은 역대 최초로 100득점-100타점 타자를 2명(강정호, 박병호)이나 배출했고, 서건창까지 더해 처음으로 100득점 타자가 한 팀에서 3명 탄생했다. 서건창은 역대 최다 안타 개수를 198개로 늘렸다.

넥센은 이날 시즌 내내 쌓아온 수치들을 진기록으로 매조지며 '유종의 미'가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아직 팡파레를 멈추기에는 이르다. 팀의 다른 선수들도 기록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문성현은 15일 사직 롯데전에서 5년 만의 팀 토종 투수 10승에 도전한다. 문성현은 올해 9승4패 평균자책점 5.63을 기록 중이다. 개인 최다 승리(종전 5승)를 넘은 그는 2009년 이현승(현 두산) 이후 5년만에 10승을 찍은 토종 투수를 노린다. 그가 10승을 거둔다면 2008년 팀 창단 이후 입단한 투수 중 10승을 경험하는 유일한 선수가 된다.
소사도 팀의 마지막 경기인 17일 목동 SK전에서 개인 첫 10승을 위해 등판한다. 지금까지 2012년, 2013년 KIA 유니폼을 입고 9승씩만 경험해본 그는 어느 때보다 10승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소사가 10승을 올릴 경우 그는 올 시즌 대체 선수 중 두자릿수 승리를 올리는 첫 투수라는 선물을 팀에 안길 수 있다.
타자 중에서는 최근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서건창이 역대 최초 200안타를 노린다. 서건창은 앞으로 2경기에서 2안타를 추가할 경우 200안타를 채운다. 10월 8경기 17안타를 기록한 타격감을 볼 때 충분히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서건창이 200안타를 달성한다면 128경기 시대에서 이루지 못할 것 같던 기록이 탄생하게 된다.
유한준도 개인 첫 20홈런을 노린다. 올 시즌 이미 이택근이 개인 첫 20홈런을 넘겼고 유한준도 14일 홈런을 추가하며 19홈런을 기록 중이다. 동생들이 매섭게 질주하고 있는 가운데 형들도 뜨거운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올해 공수에서 누구보다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유한준은 14일 기준 3할1푼3리로 개인 첫 3할 타율까지 도전한다.

올 시즌 2위 넥센은 팀도 역대 최고의 순위를 확보한 상태지만 무엇보다 선수들이 개인 기록 '풍년'을 자랑하며 잊을 수 없는 시즌을 만들고 있다. 남은 경기에서 다른 선수들까지 마저 기록을 작성한다면 정규 시즌의 후끈한 분위기를 포스트시즌까지 이어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넥센의 질주가 끝까지 멈출 수 없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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