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출사표' 박미희, 내년엔 앞자리에 앉고 싶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10.15 07: 04

프로배구 사상 두 번째 여성 감독으로 새 시즌을 맞이하는 박미희(51) 흥국생명 감독이 거침없는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감독의 자리에서 처음으로 V리그를 치르는 박 감독은 14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4-2015시즌 NH농협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해 시즌을 맞이하는 각오를 전했다. 지난 시즌 단 7승을 거두는데 그치며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던 흥국생명의 사령탑으로서 팀을 재정비한 박 감독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박 감독이 추구하는 흥국생명의 팀컬러는 끈질김이다. 상대를 괴롭히는 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는 팀이 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박 감독은 "(다른 팀들이) 흥국생명만 만나면 힘들고 까다롭다고 느끼도록 해주고 싶다"는 선전포고와 함께 "내년에도 이렇게 배석될지 모르겠지만 다음 번에는 앞자리에 앉고 싶다"는 말로 출사표를 대신했다.

'앞자리에 앉고 싶다'는 말 속에는 뼈가 있었다. 통상적으로 V리그 미디어데이 행사 때 앞자리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3팀, 즉 3강이 앉는 자리로 정해져있다. 이날 미디어데이서도 챔피언결정전 우승팀인 '디펜딩 챔피언' GS칼텍스의 이선구 감독과 대표선수 한송이, 준우승팀인 IBK기업은행의 이정철 감독과 김희진, 그리고 플레이오프 진출팀인 KGC인삼공사의 이성희 감독과 백목화가 앞자리에 앉았다. 
지난 시즌은 꼴찌였지만 올시즌 달라진 모습으로 여자부의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박 감독의 출사표였다. 박 감독은 "선수들이 이번 리그 동안 '오늘의 선수'에 많이 뽑혀 서로 기뻐하는 모습을 자주 봤으면 좋겠다"는 말도 곁들여 승리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오늘의 선수'는 승리팀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말뿐인 출사표가 아니다. 거미줄처럼 끈끈하고 자신의 별명인 '코트의 여우'처럼 재빠른 배구로 중무장한 '거미줄 배구'로 흥국생명의 스타일을 완성시키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전력보강도 알차다. 베테랑 김수지를 FA로 불러들였고 김사니를 FA로 IBK기업은행에 내주는 대신 레프트 신연경을 받았다.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전체 1순위로 이재영을 데려왔고 여기에 도로공사의 곽유화까지 합류하며 선수층을 두텁게 구성했다.
비록 부상 중인 신연경과 이재영은 리그 개막부터 뛰지 못할 확률이 높지만, 끈끈한 배구를 장착한 흥국생명의 팀컬러가 제대로 살아난다면 그들이 돌아오는 시점부터 반등을 노릴 만하다. 박 감독의 당찬 출사표가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달라진 흥국생명을 기대해봐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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