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롯데는 57승 68패 1무, 승률 4할5푼6리로 4강 탈락이 확정됐다. 이제 2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는데 전승을 해야 승패마진 마이너스를 두 자릿수까지 낮출 수 있다.
올해 롯데의 성적부진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두드러진 것은 화요일의 극심한 부진이다. 14일 사직 넥센 히어로즈전을 포함, 롯데는 올 시즌 화요일 20경기에서 단 1승만 거두고 18번 졌다. 나머지 1번은 무승부. 승률로 따지면 5푼3리다.
롯데의 화요일 승패마진은 -17. 현재 롯데 승패마진 -11 가운데 상당부분을 차지했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만약 화요일 승률 5할만 했더라도 롯데는 시즌 막판까지 충분히 4강 싸움이 가능했다.

아무리 못하는 팀도 리그에서 3할은 하는 게 야구라는 종목이다. 게다가 올해 롯데가 가진 화요일 20경기는 통계적으로 의미를 갖기에 충분한 숫자다. 대체 롯데의 화요일 부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롯데 김시진 감독에게 '화요일'은 금기시되는 말이다. 김 감독 본인도 "대체 왜 그런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나도 화요일 성적이 나쁘다는 걸 몰랐는데, 기사를 보고 알게 됐다. 그래서 연패를 끊어 보겠다고 이런저런 시도를 해봤는데, 뭘 해도 화요일에는 안 되더라"고 말했다.
정말 그랬다. 롯데는 화요일만 되면 이상하게 경기가 꼬였다. 5월 6일 화요일 두산을 상대로 거둔 1승(19-10) 이후 화요일 16연패를 당했다. 앞서고 있다가 역전패를 당하기도 했고, 아니면 아예 경기 초반부터 무너졌다. 지난 7일 대전 한화전은 9회까지 앞서고 있다가 마무리 김승회가 블론세이브를 하면서 졌고, 14일 사직 넥센전은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무기력하게 패했다.
또 다른 롯데 구단 관계자도 답답한 마음을 숨기지 못한다. 롯데 A코치는 "선수들이 월요일에 술마시는 것도 아니고, 그냥 다른 구단 선수들과 다를 게 아무것도 없다. 누구는 선수관리가 안 돼서 그렇다는데, 월요일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까지 감시하는 구단은 별로 없다. 이상하게 화요일만 되면 우리 선수들이 달라진다. 질거라고 생각하고 경기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경기에서 1승을 한다는 건 심리적인 요인으로 설명하는 수밖에 없다. 일종의 징크스가 된 것이다. 우연히 화요일에 지는 날이 생기면서 징크스가 잉태되고, 데이터가 쌓이면서 징크스는 진실로 둔갑하는 것이다. 한 선수는 "우리는 똑같이 한다고 하는데, 점수 차가 많이 안 벌어지면 화요일에는 불안한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결국 롯데는 '검은 화요일'을 시즌 마지막 화요일에도 깨지 못했다. 롯데의 화요일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건 그 만큼 야구가 예민한 종목이라는 점이다. 선수들의 '멘탈'이 강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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