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회비까지 찾아간 김동주, 그의 본심은?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10.15 06: 51

김동주(38, 두산 베어스)가 개인훈련을 이유로 팀 훈련장인 이천 베어스파크를 떠난 가운데, 그가 소속팀과의 관계에서 꼬인 매듭을 어떻게 풀어갈지가 다시 많은 이들의 관심사가 됐다.
김동주가 이천을 떠난 것보다 더 관심을 끈 점은 선수단 상조회비 중 자신의 몫을 찾아갔다는 것이다. 구단에서도 알고는 있었다. 구단 관계자는 “상조회비는 선수단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얼마 전에 김동주가 상조회비를 찾아가겠다고 요청했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구단에서 지원한 금액이 아니고 선수들 개개인이 모은 돈이기에 구단이 관여할 수 없는 문제였다.
구단 선수단의 상조회비는 대학교 학생회가 집행하는 학생회비와 같은 성격이다. 교직원이나 교수가 학생회비 사용 내역에 관여할 수 없듯, 상조회비는 투명하게 쓰인다는 전제 하에 선수단 내에서 자체적으로 걷어서 사용하고 관리한다. 구단에서 왈가왈부할 권한이 없는 돈이다. 어쨌든 이 상조회비 중 자신의 몫을 돌려받은 것이 두산에 남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일단 두산은 시즌이 끝난 뒤 김동주와 만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두산 관계자는 “언제 만날지 확실히 정해둔 것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시즌 종료 후 함께 거취를 논의하기로 했던 지난 7월의 약속에 따라 11월에 양 측이 만날 예정이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구체적인 시기가 아직 나오지 않은 것은 구단이 해결해야 할 업무도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시즌이 끝난 뒤에도 우선적으로 해야 할 업무가 많다. 가장 먼저 마무리 훈련도 계획, 진행해야 하고, 스프링캠프를 준비하는 동시에 군에 입대시킬 선수들은 보내고 남은 선수들 연봉 협상도 해야 한다. 중요한 일부터 우선순위대로 해나갈 계획이다”라는 것이 두산 관계자의 설명.
지난 7월 웨이버 공시를 원하지 않았던 김동주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두산 관계자 역시 “김동주의 본심을 아직 모르겠다. 선수생활이 앞으로 길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7월에 만났을 때 본인도 인정을 한 부분이다. 당시 은퇴 의사를 밝히며 지도자 연수를 요구했다면 받아들이는 것도 구단에서는 고려했다. 그러나 (김동주는) 그럴 생각은 없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실적으로 김동주가 원하는 것은 보류선수명단 제외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해 두산은 베테랑 투수 김선우에게 은퇴와 함께 코치 연수를 제안했다. 그러나 선수생활을 이어가겠다는 김선우의 뜻을 존중해 조건 없이 그를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한 바 있다. 그 결과 김선우는 현재 LG에서 뛰고 있다.
물론 김선우 케이스와 같이 김동주의 바람을 구단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김동주는 올해 2위로 선전하던 팀이 5위로 떨어진 시점에 자신을 1군에 올리지 않으려거든 풀어달라는 요구를 했다. 반등하려던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점에서 두산은 최대한 김동주의 뜻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직 정규시즌이 마무리되지 않았고, 눈앞에 있는 일들이 많아 김동주의 거취가 10월 안에 갑작스럽게 결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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