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프리드먼發 대형 폭풍 몰아치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0.15 10: 15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LA 다저스가 본격적인 팀 개편에 들어갔다. 리그에서 가장 ‘스마트한’ 행정가 중 하나로 평가받는 앤드루 프리드먼(38)을 영입했다. 이 영입이 향후 대규모 구조조정의 시발탄이 될지에 많은 이들이 숨을 죽이고 있다.
LA 다저스는 15일(이하 한국시간) “프리드먼을 다저스의 야구 부문 사장으로 임명했다. (전 단장인) 콜레티는 (총괄 사장격인) 스탠 카스텐의 자문역으로 팀에 남을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단장직은 일단 공석이 됐지만 다저스는 향후 카스텐-프리드먼 체제로 구단 행정을 운영할 것이 확실시된다. ‘책임론’에 휩싸였던 네드 콜레티 단장은 카스텐 사장의 자문역으로 위치를 옮기며 2선으로 후퇴했다.
지난 2년간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궁극적 목표로 이끌지 못한 콜레티 단장은 자연스레 경질될 것이라는 추측에 시달렸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할 상황에서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평가다. 그런데 그 후임격이 ‘거물’로 큰 기대를 모은다. 2005년 탬파베이의 단장으로 취임한 이래 뛰어난 수완을 발휘하며 만년 약체를 강호로 발돋움시켰던 프리드먼이 이제 다저스 선수단의 방향을 좌우한다.

30대 단장의 기수로 ‘제2의 빌리 빈’이라는 찬사를 받는 프리드먼은 재정적으로 열악한 탬파베이의 선전을 이끈 주역으로 손꼽힌다. 유망주를 키워 스타로 성장시킨 뒤 자유계약선수(FA)가 되기 전 트레이드시키며 또 다른 유망주를 확보하는 방식을 여러 차례 반복해 탬파베이의 현재 입지를 만들어냈다. 트레이드 솜씨가 워낙 뛰어나 상대팀에는 이적시장에서 ‘악몽’으로 통했다. 프리드먼의 취임 이후 탬파베이는 단돈(?) 4300만 달러의 팀 연봉으로 2008년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지금까지 ‘저비용 고효율’의 팀을 맡았던 프리드먼이 팀 연봉만 2억3500만 달러에 이르는 ‘공룡’ 다저스의 수장이 됐으니 기대가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최근 탬파베이는 드래프트 무대에서 그다지 좋지 못한 성과를 거뒀다. 실제 선정 ‘미드시즌 유망주 TOP 50’에서 탬파베이의 선수는 단 하나도 없었다. 반면 다저스는 작 피더슨을 포함해 3명이 포함되어 있었다. 프리드먼이 실력을 발휘해볼 수 있는 팀이라는 의미다.
이제 관심사는 프리드먼이 다저스를 어떻게 개조시킬지에 모인다. 다저스는 고액 FA 계약과 트레이드 영입으로 팀 총 연봉이 크게 치솟았다.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그 결실을 맺으려는 전략이었으나 지난 2년간 그 무대조차 밟지 못하며 한계를 실감했다. 아무리 다저스가 돈이 많은 구단이라고 해도 계속 이런 연봉 구조를 유지할 수는 없다.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냈고 유망주를 보는 눈이 뛰어났던 프리드먼의 영입에는 이런 배경과 기대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녹록치는 않다. 다저스는 2018년까지 확정된 연봉만 1억3100만 달러에 이른다. 단번에 선수단을 바꾸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그래서 프리드먼의 ‘트레이드 솜씨’에 기대가 걸린다. 장기적인 시각으로 주축 선수들을 트레이드하며 점차 연봉 총액을 줄여나가는 시나리오가 가장 이상적이다. 그 와중에 유망주들을 적극적으로 키워내는 특기를 발휘한다면 다저스는 연봉 총액 2억 달러 아래에서도 꾸준한 강자가 될 수 있다.
때문에 고액 연봉을 받으면서도 팀에 큰 보탬이 되지 못하는 베테랑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프리드먼의 ‘서류’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당장 현지 언론에서는 그 첫 타깃으로 안드레 이디어를 지목하고 있다. 탬파베이처럼 팀을 운영할 수는 없는 만큼 프리드먼이 바뀐 환경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도 중요하다. 확실한 것은 다저스가 구조조정에 들어갔다는 것이며 프리드먼이 그 중심에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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