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간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이 열린 15일(이하 한국시간)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는 바람이 많이 불었다. 잘 알려져 있듯이 AT&T 파크는 바다와 바로 면해 있다. 특히 외야 우측 파울 폴에서 우중간까지는 넓지 않은 산책로 하나 지나면 바다다.(이 때문에 우측 장외로 넘어가는 홈런은 바다에서 커누나 작은 보트를 타고 있는 팬들에 의해 수집되기도 한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AT&T 파크 안에서 보면 우측에서 좌측 방향으로 불게 된다. 이날 경기 중계를 맡은 FOX SPORTS가 경기 도중 알린 경기장 풍속은 시간당 22마일이었다. 이를 초속으로 환산하면 9.83M/SEC가 된다.
바람의 세기를 나타내는 보퍼트 풍력 계급표에 의하면 이 정도 세기면 흔들바람에 해당한다. (흔들바람은 시속 18~24 마일, 초속 8.0~10.8M 세기의 바람이 해당된다) 육지에서는 잎이 무성한 작은 나무 전체가 흔들리고 호수에 물결이 일어나는 수준이다. 이 다음 단계는 된 바람(시속 25~30마일, 초속 10.8~13.9M)으로 큰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전선이 울리며 우산을 사용하기 어렵게 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순간최대 풍속까지 더 해지면 이날 경기에 바람이 미친 영향을 더 심한 것이 당연했다. 실제로 양팀의 대량 득점에 바람이 큰 변수가 됐다.
먼저 홈인 샌프란시스코가 덕을 봤다. 헌터펜스의 적시 2루타로 한 점을 선취하고 이어진 2사 만루. 트래버 이시카와가 친 타구는 외야 우측으로 높이 떴다. 힘이 실려 직선으로 쭉 뻗는 타구가 아니었다.
타구를 쫓던 세인트루이스 우익수 랜달 그리척이 자신의 좌측(우측 파울라인쪽)으로 이동하는 듯 하더니 갑자기 뒤로 돌아섰다. 그 순간 타구는 펜스 하단에 맞았고 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타구가 떨어진 곳은 그리척이 처음 타구를 쫓던 방향과 반대인 자신의 우측(우중간 쪽)이었다. 높이 뜬 타구가 바람에 밀려 우중간으로 이동하는 것을 미쳐 예측하기 힘들었던 셈이다. 마운드의 존 랙키가 안타깝기 그지 없다는 듯한 동작을 취했지만 이미 상황은 끝나 있었다.
그리척이 비록 매시니 감독에 의해 수비를 잘한다는 이유로 오스카 타베라스를 제치고 포스트시즌에서 꾸준히 선발 우익수로 기용되고는 있지만(그리고 이미 좋은 수비를 몇 차례 보여주기도 했지만)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신인이다.
하지만 바람 앞에 힘든 것은 메이저리그에서 8시즌을 보낸 샌프란시스코 우익수 헌터 펜스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세인트루이스가 0-4로 뒤진 4회 2사 1,2루,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새로운 별로 떠오르고 있는 콜튼 웡이 역시 외야 우측으로 높이 뜬 타구를 날렸다. 펜스는 자신이 있던 위치에서 바로 뒤 편으로 타구가 날아갈 것으로 판단하고 그대로 뒤로 돌아 뛰었다. 하지만 타구는 펜스가 낙구지점으로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중견수 쪽으로 가서 외야 담장에 부딪쳤다. 이 사이 세인트루이스 두 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고 여기서 얻은 두 점은 세인트루이스가 3차전을 연장 승부로 몰고 가는 원동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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