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가 서로를 응원하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졌다. LG가 4위를 서둘러 확정짓고, 넥센이 1위 등극 대반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당장 양 팀 모두 승리해야 한다. 정규시즌 막바지, 각 팀이 얽히고설키는 단일리그만의 묘미가 나오고 있다.
먼저 LG는 최대한 빨리 4위를 확정짓기를 원한다. LG의 베스트시나리오는 15일 대구 삼성전서 승리하고, 4위 경쟁상대 SK가 잠실 두산전서 패하는 것이다. 이 경우, LG는 4위 확정 매직넘버 ‘2’를 한 번에 지운다. 17일 사직 롯데전에 신경 쓸 필요 없이 곧바로 오는 19일부터 열리는 준플레이오프 준비에 들어간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LG가 총력전을 준비하는 만큼, 상대팀 삼성도 사생결단의 의지로 그라운드에 선다.

삼성은 1위 확정 매직넘버 ‘1’을 대구구장에서 지우려 한다. 지난 3년 모두 페넌트레이스 우승의 순간을 원정경기서 맛봤다. 올해는 홈팬들과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왔다. LG전에서 패해도, 16일 KIA전이 남았으나 이 역시 만만치는 않다. KIA가 좌완 외국인투수 저스틴 토마스를 예고하고 있는데, 삼성은 토마스와 마주한 적이 없다. 좌타자가 많은 삼성으로선, 처음 보는 150km 좌완 파이어볼러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넥센은 당장 LG의 승리가 필요하다. 15일 LG가 삼성을 꺾고, 넥센이 사직 롯데전서 승리하면, 1위 싸움은 안개정국이 된다. 심지어 16일 KIA가 삼성을 잡으면, 1위 경쟁 주도권은 넥센으로 넘어간다. 넥센이 자력으로 1위를 차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넥센이 17일 최종전인 목동 SK전까지 모두 잡아 7연승을 달성하고, 삼성이 LG와 KIA에 모두 패해 3연패를 당하면 페넌트레이스 마지막날 1위 자리가 바뀐다.
LG는 4위 싸움이 최종일까지 갈 경우, 넥센의 도움이 필요하다. 15일 대구 삼성전과 17일 사직 롯데전을 모두 잡으면 자력으로 4위가 된다. 그러나 LG가 두 경기 중 한 경기를 패하고, SK의 연승이 이어지면 4위도 안개에 갇힌다. SK가 15일 16일 잠실 두산전을 모두 가져가면, 최종일인 17일에 4위가 결정된다. 이 경우 넥센이 SK를 꺾어줘야 LG가 잔여경기 1승 1패로도 4위를 차지할 수 있다.
지난해 LG와 넥센은 시즌 마지막까지 2위 싸움을 펼쳤다. 2013년 10월 5일 LG가 잠실에서 두산을 꺾고, 넥센이 대전에서 한화에 패하며, LG의 유일한 2위 방정식이 성립됐다. 올해는 반대다. 서로의 승리를 기원하고 있다. 잠실과 목동에서 혈투를 펼쳐오던 양 팀이 3일 동맹을 맺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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