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희-김민우 활짝' 슈틸리케호, '본격 경쟁' 서막 열었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10.15 13: 05

슈틸리케호의 1차 실험이 끝났다. 본격 경쟁의 서막을 여는 무대였다.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14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코스타리카와의 친선 경기서 1-3으로 패했다. 나흘 전 파라과이를 상대로 첫 선을 보였던 슈틸리케호는 1승 1패로 첫 실험을 마무리했다.
슈틸리케호는 지난 7일 닻을 올렸다. 준비 기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파주에서 처음으로 소집돼 사흘간 호흡을 맞췄다. 10일 파라과이가 첫 상대였다. 한국 축구가 오랜만에 시원한 미소를 지었다. 2-0으로 완승을 거두며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았다.

우려의 시선이 공존했다. 세대교체 중인 파라과이는 부족한 스파링 파트너였다. 진짜 상대를 만났다. 코스타리카는 2014 브라질 월드컵 8강 팀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위의 강호였다.
희망과 과제점을 동시에 안겼다. 내용 면에서는 코스타리카와 대등했다. 결정력 부족과 수비 안정, 조직력 다지기라는 문제를 떠안았다. 분명한 건 시간이 지나면 이 모든 게 해결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겼다는 것이다.
새로운 꽃들이 피어났다. 그간 국제무대서 조명을 받지 못했던 이들이다. 브라질행이 좌절된 남태희, 런던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한 김민우 등이다. 둘 모두 이번 2연전을 통해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남태희는 슈틸리케호의 황태자였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격해 파라과이전서 쐐기골을 뽑아냈다. 코스타리커전서는 날카로운 침투 패스로 이동국의 동점골에 발판을 놨다.
김민우는 멀티 플레이어 능력을 뽐냈다. 좌측면 공격수로 파라과이전 결승골을 작렬했던 그는 코스타리카전서 박주호의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레프트팩을 소화했다. 수비력에 보완점을 남겼지만 크로스바를 맞히는 슈팅을 때리는 등 공격적인 풀백의 진수를 선보였다.
이 외 파라과이전 무실점을 이끈 수문장 김진현, 코스타리카전 불안한 수비 속 뒷마당을 굳건히 지켰던 김주영, 파라과이전서 제로톱의 가능성을 엿봤던 조영철 등이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그간 대표팀에서 주로 백업 자원들로 분류됐던 이들로 소위 '언더독'의 반란이었다.
그간 대표팀서 기둥 노릇을 했던 손흥민, 이청용, 기성용 등이 변함없는 활약을 펼친 것에 반해 김영권, 김승규 등 주축 몇 명은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슈틸리케호의 경쟁 구도를 더욱 치열하게 만든 셈이다.
슈틸리케호가 본격 경쟁의 서막을 열었다. 경쟁은 내달 중동 원정에서 계속 된다.
dolyng@osen.co.kr
남태희(위)-김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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